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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하지만 강우빈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지 않니.” 유수아는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며 말했다. “그런데 그렇다면 난 강우빈이 무슨 생각인지 더 모르겠어. 설마 네가 떠나고 나서야 진정한 사랑이 너였다는 걸 깨달았을 리는 없잖아. 너무나도 아이러니하지.” 심은지 곁에 있을 때 온통 잘해줄 기회가 있었지만 귀한 줄 모르고 정작 떠나니까 갑자기 깊은 정을 드러낸다니 누구를 역겹게 하려는 수작이란 말인가. “그래, 너무 아이러니하지.” 심은지는 한숨을 쉬었다. “옛말에 늦은 후회는 잡초만도 못하다잖아. 심은지, 넌 더는 강우빈한테 속으면 안 돼.” 유수아는 좋은 친구로서 강우빈을 뿌리치라는 심은지를 굳게 지지했다. “세상에 좋은 남자들 깔렸어. 네 뱃속의 이 아이들 낳고 나면 내가 당장 소개팅 주선해줄게. 그때는 연하의 풋풋한 남자든, 다정하고 귀여운 남자든, 아니면 멋진 스타일의 중년 남자든 네가 마음대로 고르면 돼. 아무튼 강우빈이라는 저 곁가지에 매달려선 절대 안 돼.” 유수아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가득 찼다. 그런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수아가 방금 곁가지라고 칭했던 사람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약 갈아야 할 시간이야.” 강우빈은 그 말을 하며 침대 곁으로 다가와 빈 수액 병을 능숙한 손길로 떼어냈다. “언제 들어왔어요?” 뒤에서 남 욕을 하다가 당사자에게 딱 걸린 유수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유수아는 심은지를 바라보며 잔뜩 비난의 눈빛을 보냈다. ‘넌 왜 나에게 귀띔도 안 해줬니.’ 심은지는 난처했다. 심은지가 손을 잡고 신호를 보냈건만 유수아 자신이 눈치채지 못한 것을 누구를 탓하겠는가. 강우빈은 아무 말 없이 오직 심은지의 수액을 가는 일에만 집중했다. 강우빈에게서 압박감 어린 차가운 시선을 받지 못하자 유수아는 다시 기세등등해졌다. “벙어리세요?” “말하지 말고 있어 봐요. 방금 다 들었죠? 강 대표님, 당신 속셈이 어떻든 간에, 이혼에 동의했으면 더는 심은지에게 간섭하지 마세요. 강 대표님은 예전에 이미 심은지에게 충분히 상처를 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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