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화
한서연은 그가 자신을 안으로 들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저 문가에 서서 잔잔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이제 회사를 떠나잖아요. 그 소식을 들은 동료들이 오늘 밤 꼭 송별회를 하자고 해서요. 대표님도 함께 자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됐어. 난 바쁘니까 직원들끼리 즐겨. 영수증은 재무팀에 넘기면 처리할 거야.”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한서연이 깔끔하게 물러나는 걸 보니, 마지막으로 약간의 배려를 해주는 것도 괜찮았다. 갑작스러운 퇴사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었다.
“아, 그런데 은우는 이미 온다고 했는데요. 그럼 제가 나중에 은우 데려다줄까요?”
한서연은 일부러 놀란 척했지만 소매 안에서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세게 쥐고 있었다.
거절당할 걸 예상하고도 막상 그 말을 듣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3년 동안 비서로 지내며 매일 얼굴을 마주했는데, 강우빈의 마음속에 그녀는 단 한 점의 흔적도 남기지 못한 걸까.
‘아니, 그럴 리 없어. 강우빈은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야.’
그녀는 강우빈이 심은지 뱃속의 아이 때문에 억지로 이러는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오늘 밤 꼭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다짐이 섰다.
강은우도 간다는 말에 강우빈은 눈썹을 찌푸렸다.
“은우는 왜 불렀어? 애가 어른들 모임에 왜 껴?”
작별 인사를 하고 싶으면 따로 아이를 불러 밥 한 끼 사주면 될 일인데 굳이 어른들 모임에 부르다니, 정말 생각이 짧았다.
그 말 한마디에 한서연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죄, 죄송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근데 은우가 이미 알아버려서요. 저랑 헤어지는 게 아쉽다고 마지막으로 꼭 인사하고 싶다고 해서...”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강우빈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짧게 말했다.
“주소 보내. 오늘 밤 은우는 내가 데리고 갈게.’
“한 비서, 이번이 마지막이야. 앞으로 은우한테 연락하지 마.”
그는 그동안 자신이 의심했던 일들을 아이에게 굳이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