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뭐라고?”
곽시훈이 아직 장소를 말하기도 전에 강우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곽시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혼자 중얼거렸다.
“바람처럼 사라지는 걸 보니 이제야 급해진 모양이네. 강 대표님은 혹시 [추회]라는 드라마도 안 보셨나?”
투덜거리면서도 그는 어느새 휴대전화를 들어 심은지의 위치를 강우빈에게 전송하고 있었다.
“웩!”
강우빈이 도착했을 때까지도 심은지는 구토를 멈추지 못한 채 남은 쓴 물까지 모두 토해내려는 기세였다.
“은지야.”
그가 뒤에서 가볍게 등을 두드려 주니 심은지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만지지 마.”
강우빈의 표정이 굳어지려 하자 심은지가 말을 이었다.
“그냥 다 토하고 나면 괜찮을 거야.”
강우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미간을 찌푸린 건 바닥에 흩어진 구토물이 더러워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강은우를 임신했을 때를 떠올리며 지금처럼 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나 심은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때 그는 늘 곁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심은지가 밤중에 일어나 토할 때면 항상 함께 있었다.
그녀는 변기에 기대어 거의 아무것도 토하지 못했고 대부분 위액만 조금 토하고 끝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심은지는 한참 동안 구토를 계속하더니 위에 남아 있는 쓴 물까지 다 토해내고 나서야 겨우 속이 조금 진정되는 듯했다.
몸을 일으키려던 심은지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비틀거렸고, 거의 쓰러질 뻔하자 옆에 있던 강우빈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심은지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던 강우빈은 그녀를 안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심은지는 아마도 너무 오래 웅크린 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면서 눈앞이 캄캄해진 듯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한참 호흡을 가다듬은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운전 중인 강우빈은 틈틈이 옆을 돌아보며 심은지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살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심은지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창밖을 힐끗 보더니 이 길이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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