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서 떠오른 감정은 황당함과 분노뿐이었다.
“이시우,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 당신네 형제한테 그렇게 망가질 만큼 상처받고도 내가 다시 당신 곁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해?”
나는 차갑게 이시우를 바라보며 혐오스럽다는 듯 그의 손을 쳐냈다.
“임유정을 위해 나를 속이기로 한 그 순간부터, 당신도 이시헌도... 난 둘 다 필요 없었어.”
이시우의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나를 붙잡고 다급하게 변명했다.
“그건 전부 형의 생각이었어! 다희야! 난 한 번도 널 해칠 생각이 없었고 나도...”
“그만.”
나는 말을 끊고 냉정하게 이시우를 밀어냈다.
“이시헌의 생각이었을지 몰라도 아무튼 이시우 당신도 거기에 가담했어. 그러니까 죄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지 마. 나를 속이고 깎아내리고 상처 준 일... 그중에 당신 손이 안 닿은 게 하나라도 있어? 그런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내 용서를 바라?”
내 냉담한 태도에 상처라도 받은 듯,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발 물러섰다가 다시 다가왔다.
“아니야, 다희야...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이번에는 절대 널 다치게 하지 않을게.”
그때, 굵고 힘 있는 손이 이시우를 밀쳐냈고 곧이어 신정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언제든 가문에 버려질 수 있는 그림자 주제에 무슨 보장을 하겠다는 거지?”
따뜻한 외투가 내 어깨를 감싸고 넓고 부드러운 손이 조심스럽게 내 뺨을 어루만졌다.
“내가 왔으니까 이제 괜찮아.”
신정훈을 보는 순간, 불안으로 가득 차 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
‘아, 보호받는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감각이었다.
내가 망설임 없이 신정훈의 등 뒤로 몸을 숨기자 이내 이시우의 절망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희야, 어떻게 내 앞에서 다른 남자 뒤에 숨을 수 있어?!”
그의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그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 내가 당신 뒤로 숨었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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