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장
정진구는 아량으로 적을 감싸줄 만한 성품이 아니었다.
입꼬리를 올린 정진구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려다 두 손을 움직이지 못하자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주형민은 상처를 치료할 때 인대와 근육이 다쳐 최소 몇 달간 치료를 받아야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구는 다시 한번 신지수 때문에 이를 갈며 물었다.
“할머니도 이 일을 알아?”
“아세요.”
“그러면 사람을 보내 지켜봐. 할머니가 무슨 짓을 하든 독충이 없어질 때까지는 신지수가 위험하지 않게 해.”
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진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미묘한 어투로 중얼거리더니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떡하지, 제법 불쌍한걸. 신지수.”
정진구의 시선이 눈앞의 온천과 나무를 지나 연은숙이 머무는 불당으로 향했다.
불당 안.
연은숙은 한참 전에 깨어났고 주형민이 맥박을 잰 결과 홧김에 혈압이 올라간 것 말고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주형민이 약상자를 챙겨 떠나려는데 연은숙이 그의 손을 붙잡고 깊은 목소리로 물었다.
“주형민, 당신 의술이 그렇게 뛰어난데 저 상생 벌레를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는 건가?”
“부끄럽습니다.”
주형민은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민망해했다.
그도 예전에는 자신의 의술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몇 안 되는 실력자 중 한 명은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치료하지 못하는 정진구의 다리를 신지수가 치료했고 그가 해결할 수 없는 독충도 신지수는 가능했다.
의술이 뛰어나다고 하기엔 수염마저 하얗게 변한 자신이 한낱 어린 계집조차 이길 수 없었다.
주형민이 나지막이 말했다.
“어르신, 제가 아니라 다른 신의를 불러도 대표님 몸속에 있는 상생 벌레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개조된 독충은 정 대표님의 몸속에 숨어 있으면서 무시무시한 독성을 지니고 있는데 강제로 제거하면 반드시 죽게 될 겁니다!”
“알겠네.”
연은숙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힘없이 흔들었다.
주형민은 눈치껏 물러났다.
반쯤 걸음을 옮기다 뒤돌아보며 상생 벌레는 보기에 위험해 보여도 한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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