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장

“가서 저 여자 몸에 묶인 밧줄 풀어줘. 묶여 있으면 무슨 재미가 있어.” 주우민한테 하는 말이었다. “네.” 주우민은 이소현한테로 걸어갔다. 두 사람이 하던 말을 부하들은 똑똑히 전해 들었다. 방금 부원주가 덮치라고 하자 부하들은 굶주린 짐승들처럼 달려들었다. 건물 가장자리에 엎드려 있는 이소현은 그들과 거리가 조금 있었다. 그들이 막 절반에 이르렀을 때 부원주의 말을 듣고 나자 발걸음을 멈추었고 뜨거운 눈빛으로 이소현의 밧줄을 풀어주고 있는 주우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원주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이소현은 당장이라도 죽여버릴 듯해 보였다. 그러한 눈빛을 즐기는 듯한 부원주는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미워?” “그래도 뭐 어쩌겠어. 널 죽이는 건 개미를 죽이는 것과 같이 아주 쉬워. 아무리 내가 밉다고 한들 날 어찌할 수가 없잖아. 무능한 사람의 분노는 나한테 있어서 흥분제와도 같아.” 주우민은 몇 걸음 걸어가 이소현을 가장 자리에서 끌어온 뒤 그녀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밧줄이 풀리자마자 이소현은 필사적으로 부원주를 향해 돌진했다. 방금 주우민이 그녀를 끌고 올 때 부원주는 바로 옆에 서 있었던 터라 두 사람의 거리는 가까웠다. 하여 이소현이 돌진하던 그때 주우민은 차마 반응을 하지 못했다. 부원주의 몇몇 부하들은 머릿속에 온통 욕망으로 가득 차 그녀를 강간할 생각뿐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이소현이 여리여리한 여자인 줄 알았었는데 손이 풀리기 무섭게 부원주한테 달려들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 누구도 이소현을 제지하지 못해 그녀는 성공적으로 부원주의 곁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날렵한 부원주는 이소현의 치명타를 피했다. 그리고 이내 반격을 가했다. “막지 마.” 흥분에 깃든 눈빛을 반짝이고 난 부원주는 광기 상태에 달했고 부하들한테 끼어들지 말라는 호통을 쳤다. 전에 이소현을 감시하라고 했을 때 부하들이 보내온 동영상 속에는 이소현이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강지태가 그리워 술로 슬픔을 달래는 모습들밖에 없었다. 부원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