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8화 숙명
“무슨 일이야?!”
금신단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순식간에 인상을 찌푸리며 설련을 재빨리 치운 뒤 손에 쥔 황금 철퇴를 쥐고 주변을 살폈다.
“이 기운이 너무 익숙해.”
아수라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인물을 응시했는데, 그는 하천의 기운이 머릿속에 새겨졌다고 할 정도로 익숙했다.
아수라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상대방을 알아보았다.
“하천이야, 그는 아직 죽지 않았어.”
“눈사태와 낙석에 깔리지 않았나, 어떻게 아직 살아있을 수 있지?”
금신단은 아수라가 바라보는 방향을 바라보았고, 손에 쥔 황금 철퇴가 눈 속에 무겁게 박힌 채 온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 녀석 명이 좋네.”
“허허허, 이 자식 목숨 거둬가기 쉽지 않네?”
아수라는 얼굴을 굳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는데, 그 웃음이 더욱 기괴해서 흥분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순간 하천은 이미 아수라와 금신단 일행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이성을 잃고 아수라와 금신단을 알아보지 못했으며, 그가 미친 사람처럼 이쪽으로 달려온 이유는 순전히 저 설련 향기에 이끌렸기 때문이었다.
훅훅훅-
콧구멍에서 사나운 짐승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 얼음장 같은 눈밭 한가운데서도 끓어오르는 피의 광기를 느낄 수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천이 눈앞으로 달려왔고, 주홍빛 눈동자가 사람들을 훑어보며 손에 쥔 도우도의 칼날은 이제 청룡의 암월도만큼이나 위압적이었다.
“이 녀석,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몸에 흐르는 피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금신단은 하천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과 하천은 예전에 남쪽에 왔을 때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하천은 침착하고 지혜로웠고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천지 차이였다.
하천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잔인한 기운에 유명한 남천자 금신단도 극도의 위기감을 느껴 두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황금 철퇴를 잡은 손마저 살짝 떨리고 있었다.
“모두들 명령을 들어라. 하천을 죽이고 절대로 설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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