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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장

...... 한편 그 시각. 찬물을 벌컥 벌컥 얼굴에 퍼부은 유영은 고개를 들어 엉망이 된 메이크업을 보곤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다들 날 싫어하는 것만 같은 느낌...... 앞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는 바보같은 착각을 하며 결혼식장에 들어섰지만 결혼식 당일, 상대는 다른 여자와 창고에서 그 짓거리를 벌이고 있었다. 더우기 기가 막힌 건 바람이 난 신랑 놈이 되려 적반하장으로 유영의 비밀스러운 사진들을 들추며 그녀를 협박했다는 사실이다...... 그 일의 해결사는 바로 삼촌과 숙모였다. 그 날 삼촌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겠지. 이번에도 숙모의 진심어린 충고의 말들을 듣지 않고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 꼭 육호중을 바꿀 수 있다고 여겼건만...... 결국 또 이렇게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허윤진 말도 틀린 것 하나 없지. 어느 한심한 여자가 짝사랑 상대와 다른 여자를 위해 성인용품을 사주나...... 똑똑! 그 소리에 유영은 자신이 여기서 시간을 잡아 먹는 줄로만 알고 다급히 휴지 몇 장을 빼 얼굴에 남은 물기를 닦았다. 문을 열었을 땐, 다름 아닌 육호중이 떡하니 앞에 서서 유영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꼴이 말이 아니었던 유영이 다급히 말했다. “부사장님......화장실 쓰세요!” 고개를 푹 숙인 채 급히 나가려고 하는 유영이다...... 그런 그녀가 미처 반 발자국도 떼지 못했을 때, 육호중이 긴 팔을 뻗어 유영을 다시 화장실로 확 끌어 당겼다. 문까지 잠궈 버리는 육호중을 보고 유영이 충격에 입을 떡 벌렸다. “부사장님?” 육호중이 손가락으로 촉촉히 젖은 유영의 눈가를 사악 쓸어내렸다. “화장 다 지워졌네, 울었어?” 유영이 그의 시선을 피하며 얼버무렸다. “아니요, 방금 세수한 거예요.” 그 말에 육호중이 난생 처음 보는 죄책감에 빠진 표정을 하고 말했다. “미안, 나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약점이나 잡히게 하고.” 그가 사과를 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유영은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아닙니다, 제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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