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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장

소피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태윤아, 네가 알아서 주문해 줘! 어차피 내가 뭐 좋아하는지 알잖아!” 허태윤도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소피아가 평소 자주 시키는 메뉴 몇가지를 추가로 주문했다. 와이프를 익숙하게 주문을 해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고연화의 입꼬리가 조롱하듯 올라갔다. 기막힌 모습에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레몬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는데. “설계사 님, 더 주문하실 것 있으세요? 태윤이 앞에서 체면 안 차리셔도 돼요, 드시고 싶은 거 많이 드세요!” 소피아가 웃으며 자연스레 말했다, 마치 남편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시키라는 듯. 아니, 마치가 아니지. 진짜 남편이니까. 고연화가 애써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됐습니다, 살이 이렇게 쪘는데 적당히 먹어야죠.” “어머, 어디가 살 쪘다고 그러세요? 포동포동해야 귀여운 거죠! 태윤아 맞지? 설계사 님 하나도 안 뚱뚱하시잖아!” 허태윤은 Moon을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딱히 말이 없었다. 허나 고연화는 알았다. 뚱뚱하고 못 생겼다고 말하고 있는 눈빛과 그런 거엔 관심도 없다는 저 태도를. “선생님, 건물에 대해 질문하실게 있다고 하셨는데 이젠 의견 있으셔도 손 쓸 방법이 없을 텐데요.” “손 쓸건 없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우니까요. 그저 영감이 뭔지 물어보고 싶어서요.” 그 질문은 고연화의 마음 한 켠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음......사랑이요!” 이게 무슨 황당한 대답이냐 싶지만 사실이다. 설계도를 그릴 땐 머리 속이 온통 저 자식 뿐이었어서 최고의 뷰를 선사해주고 싶다는 생각밖엔 하지 않았었다, 편안한 집무환경과 그의 신분에 걸맞는 독특한 설계로 말이다. 아마 그때부터 아저씨를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사랑을 꾹꾹 담아 설계한 걸 보면. 소피아가 눈을 깜빡거렸다. “와우! 너무 로맨틱하시다! 설계사 님은 분명 사랑하는 사람 있으시겠죠?” 고연화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한때 있었죠.” 현재 진행형이 아니라는 걸 눈치챈 소피아도 더는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반면 허태윤은 눈을 가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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