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4장
탁지훈이 손가락으로 고연화의 이마를 탁 튕겼다.
“몰라서 물어요? 당연히 연화 씨 차지하려는 도둑놈 심보지! 두 사람 해외로 보내기만 하면 나한테 기회 생기는 거니까! 들키면 난 손톱만큼한 기회도 없어지는 거라고요! 바보인 척 하는 거예요 진짜 바보인 거예요?”
고연화가 살짝 얼얼해진 이마를 메만지며 말했다.
“하! 그런 마음은 진작에 접어요! 반년 동안 많이 도와준 건 알아요, 감정 빼고는 어떻게든 다 보답할 수 있고.”
탁지훈이 일부러 한숨을 크게 내뱉었다.
“으이그 바보! 뭘 그렇게 긴장하나, 내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바보라는 애정 담긴 호칭에 부담스러워진 고연화는 탁지훈에게 눈을 부라렸다.
“다 쉬었으면 얼른 가요! 여긴 가로등도 별로 없어서 늦으면 운전하기 위험하니까!”
탁지훈이 여우 같은 얼굴을 스윽 들이밀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걸 알면서도 하룻밤 못 묵게 할거예요?”
고연화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나 보다.
“그건 좀 아닌것 같네요, 내일 일찍 회사 가봐야 하잖아요. 얼른 돌아가요.”
하긴, 갑자기 고연화를 데리러 오느라 일정들을 다 내일로 미루는 바람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였다.
그럼에도 탁지훈은 미련이 남았는지 앞으로 다가와 다정하게 허리를 숙였다.
“며칠 뒤에 다시 올게요. 연화 씨, 언젠가 마음 바뀌면 나한테 그럴 만한 명분을 줘요. 연화 씨랑 아이 돌봐줄 수 있는 당당한 명분을요. 진지하게 고민해줬으면 해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탁지훈이 느닷없이 고연화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대로 굳어버린 고연화가 정신을 차렸을 때, 탁지훈은 벌써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었다.
이윽고 엔진 소리와 함께 그가 이 곳을 떠났다.
떨떠름한 와중에도 이마엔 따뜻한 입술의 촉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탁지훈이 그동안 해준 게 얼마나 많은진 알지만 그에 대한 마음으로 말할 것 같으면 영 복잡했다......
명분을 달라고?
멍하니 서 있을 때, 휴대폰 벨소리가 생각을 끊어냈다.
고연화의 휴대폰이 아니었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소파에 있는 탁지훈의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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