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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장

나른하게 침대머리에 기대 방금 보던 책을 마저 읽고 있던 고연화는 강준영이 들어온 걸 알면서도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방안을 쭉 훑어보던 강준영이 배가 눈에 띄게 불은 동생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연화야, 오빠랑 집 갈까?” 고연화가 덤덤하게 책 페이지를 넘기며 말했다. “집이요? 여기가 제 집인데 어느 집을 말씀하시는 거죠?” 강준영이 침대 맡에 살짝 자리 잡으며 말했다. “그만해, 무슨 뜻인지 알잖아.” 고연화가 기다란 속눈썹을 들어올렸다. “강 선생님, 일단 그것부터 알려 주실래요? 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안 겁니까? 착한 동생 강찬양이 알려준 거예요 아니면 절친 탁지훈이 알려준 거예요?” 강준영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허태윤이 알려준 거야.” 예상치도 못한 대답에 고연화가 움찔 놀란다. “하, 두 사람 원수 아니었나? 아직도 연락할 줄은 몰랐네요!” “연화야,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오빠도 그동안 어디 갔었는지 묻진 않을게. 이젠 배도 많이 불어서 오빠가 걱정이 되니까 그래! 집 가자! 오빠가 너 잘 보살펴 주게 할게 응?” 고연화가 낯선 사람 쳐다보듯 무감한 시선을 보내왔다. “마음은 잘 받겠습니다만 여기가 제 집이에요, 전 어디도 안 갈거고요.” 강준영이 손을 뻗어 마음 아픈듯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아, 네가 아직도 이 오빠 원망한다는 거. 아직 용서할 마음 없어도 괜찮아, 근데 애를 위해서라도 네 몸 소홀히 하는 건 안 돼. 오빠랑 가자, 원하는 거 오빠가 다 들어줄게!” “소홀히 한 적 없어요. 반년 동안 스스로 잘만 지내왔고요.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얼굴 봤으면 가세요!” 강준영이 답답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연화야!” “왜요? 강현월처럼 고분고분 말 듣는 애가 아니라서 기분 나쁘세요?” 강준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아니 그게 아니라......내가 왜 너희 둘을 비교하겠어......” 고연화가 상관도 없다는 듯 웃어보였다. “걱정 돼서 데리고 가려는 건 알겠어요. 근데 데리고 가서 집사람들한테 뭐라고 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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