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2장
아마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조신하게 생긴 강이정의 속내가 이토록 시커먼 줄은 모를 거다.
서수연이 없어지면 제가 곧 주인공 자리를 꿰찰 거라는 생각에 강이정은 속으로 만세를 웨쳤다.
“계속해! 멈추지 마! 구급차 곧 올 거야!”
두 명의 안전 요원이 번갈아 가며 서수연에게 힘겹게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마지막엔 거의 관성에 의해 뻣뻣해진 두 팔을 움직일 정도였다.
“한번 더! 하나, 둘......”
그들 역시 죄책감이 들긴 마찬가지다.
사람을 코 앞에 두고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으니까, 그대로 바닥에 가라앉게 만들었으니까.
안전 요원 직무에 종사하며 한 번도 생긴 적 없는 돌발 상황에 얼마나 후회가 몰려오는지 모른다.
“됐다! 호흡 돌아왔어요!”
마침 그때, 매니저가 미약하게나마 서수연의 숨소리를 듣게 된다.
가늘다 못해 당장 없어질 정도였지만 현장에 있는 이들에겐 희망의 불씨가 아닐 수 없었다.
“와, 잘됐다! 깜짝 놀랐네!”
도 감독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만세를 부르는 사이, 구급차가 다다랐다.
구조원이 서수연을 단가에 실어 호흡기를 달아준 뒤에야 안전 요원 둘은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두 분이 사람 하나 살리신 겁니다.”
도윤 역시 어느새 눈시울이 빨개져 있었다.
갑작스런 사고를 맞닥뜨리며 생명의 나약함과 부질없음을 불현듯 느끼게 됐던 거다.
“다들 고생했어! 오늘 촬영은 더 이상 못하니까 가서 푹 쉬고 내 연락 기다려.”
놀란 가슴들을 쓸어내리며 스태프들이 촬영장을 나섰다.
정말이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 요즘이지만 서수연에게 별 일이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다.
살려내지 못했더라면 무슨 면목으로 대중들 앞에 섰을지.
집에서 저녁 준비를 하던 할머니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왔다.
“영감, 자꾸만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네. 심장도 벌렁벌렁 뛰는 게.”
할아버지가 꿀물 한 잔을 들고 곁에 다가왔다.
“자꾸 생기지도 않은 일로 걱정하지 마, 애들 멀쩡한데 무슨 일이 생긴다고 그래?”
할머니가 미간을 잔뜩 움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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