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9장

고소 당하면 또 어때서? 어차피 네티즌들은 분명 의심하고 또 의심할 텐데. 가령 기소에 성공한다 해도 그들은 절대 서수연을 믿어주지 않을 거다. 의심의 싹이라는 건 원래 한번 싹트면 뿌리 뽑기 힘들지 않나. “하, 그래봤자 서수연 넌 내 손바닥 안에 있잖아?” 유가영은 불안한지 끊임없이 방을 배회했다. 방금 서유라의 말에 한 대 맞은 듯 머리가 띵해났다. 그러게, 대체 뭘 망설이는 걸까? 그 노인네도 혼수상태인데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 아닌가? 영화 제작 발표회가 끝나면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될 텐데 그땐 어떡하라고! “이젠 때가 왔네 서수연. 그동안 강준영이랑 쌓았던 행복한 기억은 가여운 너한테 주는 일종의 보상이라고 생각해.” 이튿날, 수연은 병실에서 홀로 할머니 곁을 지키고 있다. 직전 강준영과 약속한 대로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간호해 드리는 중이다. 이렇게 하면 할아버지가 하루 종일 병원에 계실 필요도 없다. 연세도 있으시고 이런 데에 오래 계셔봤자 좋을 게 없으니까. 손에 과일 바구니를 든 유가영이 병문안을 핑계로 찾아왔다. 병상에 누워 계신 할머니를 보자마자 유가영은 서러운 듯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꾸역꾸역 삼켰다. 서수연은 조용히 할머니의 손만 어루만졌다. 어쩐지 저기에 대꾸하기 싫었다, 그랬다간 저 연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지 않나. “미안해요, 수연 씨 앞에서 추태나 부렸네요. 오래 전에 알게 되신 분인데 지금 이렇게 되신 거 보니까......으흑, 너무 속상해서요.” 서수연이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너무 속상해 할 필요 없어요 유가영 씨. 선생님이 할머니 깨어나시는 건 시간 문제라 하셨으니까 이렇게까지 울 필요는......” 멋쩍어진 듯 뒤돌아 눈물을 훔치는 유가영이다. 과일 바구니를 내려두고도 그녀는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혼자 있는데 따분하지 않아요? 오늘은 내가 옆에 있어 줄까요? 준영 오빠 온 뒤에 가도 늦진 않거든요.” 수연은 딱히 상관없었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면 분명 이걸 핑계 삼아 남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