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9장
“언니가 홧김에 한 말이니까 마음에 두지 마.
인영이 화 풀리면 아빠가 잘 얘기해 볼게.
네가 말했다시피 언니한테도 스트레스가 있어서 그래.
이제 주말엔 언니랑 학교 가겠다고 하지 마.”
한숨을 내쉰 유진철은 모른다, 그의 품에 안겨 울던 아이의 입가에 어떤 서늘한 미소가 걸렸는지.
유가영도 저녁밥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
“아빠 식사해, 난 입맛 없어서 먼저 가볼게.”
손을 내젓고 홀로 식탁에 앉은 유진철은 어딘가 피곤해 보인다.
홀로 두 아이들을 키우기란 정말이지 고난의 연속이다.
방으로 들어온 유가영은 제 침대 위로 폴짝 뛰어오르며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
“아, 그래도 내 침대가 최고야.”
저녁 먹기 싫기만도 한 게 벌써 밖에서 배를 제대로 채우고 왔다.
이 모든 건 다 유가영의 계획인 셈이다.
유인영, 아빠한테 무시당한 기분이 어때?
억울하게 당한 심정은 어떻냐니까?
내가 힘들게 감내해 왔던 걸 이젠 너도 느껴봐야지.
아빠가 유인영의 뺨을 친 덕에 그동안 내내 삭히고 있던 울화가 반이나 줄어들 만큼 통쾌함이 느껴졌다.
다 유인영 탓이지.
학교에 2년이나 있었으면 당연히 동생보다 지리에 익숙해야 할 게 아닌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는 상황이 생길 수가 있나?
물론 유가영이 확실히 그 뒤에 돌아온 건 맞지만 말이다.
유인영은 제 기억을 의심할 정도다, 오후에 도서관을 샅샅이 뒤지지 못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함께 동행했던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동생 찾았어, 알아서 찾아왔거든.
도서관에 있었다는데 내가 잃어버렸나 봐.
오후에 우리 제대로 찾지 않았었나?”
상대가 말도 안된다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그럴 리가, 구석구석 두 번이나 찾았잖아.
네가 급한 마음에 싹 다 뒤졌는데, 어디 숨었다 해도 못 찾았을 리 없지.
애초에 도서관에 있었던 게 아니라면.”
그건 아니라고 부정하려 했지만 도통 앞뒤가 맞물리지 않았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네 동생이 어디 숨었을지도 몰라.
어려서 한창 장난기 많을 텐데 홀려서 PC방 갔을지 누가 알아?
아빠한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