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0장
유인영이야 잡혀도 싸지.
그러게 누가 껌딱지처럼 강준영 옆에 붙어 다니라고 했나.
아니면 납치범들이 유인영을 붙잡을 리가 없지 않은가? 얻을 게 뭐 있다고?
강준영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한달음에 도착했다.
벌써 희끗희끗 해진 머리카락이 보이는데도 두 사람의 카리스마는 존재 자체로 위압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유가영마저 저도 모르게 눈을 피할 정도였다.
어르신들이 교무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유진철은 내내 그들의 뒤를 졸졸 따랐다.
상황 설명을 듣고 난 뒤에야 할머니가 곁에 있던 그를 보아냈다.
“아버님이시군요.”
선생님이 할머니에게 소개해 주는 사이, 할아버지는 다가와 유진철의 어깨를 다독였다.
“걱정 마세요, 우리가 최선을 다해 두 아이들 다 무사히 구해낼 겁니다.”
납치범들이 강준영을 타깃으로 삼았기에 함께 있던 유인영마저 휘말린 게 틀림없었다.
유진철이 실금이 간 빨간 눈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딸 꼭 좀 살려주십시오, 아직 꽃다운 나이잖아요.”
그 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자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납치범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제시한 금액은 그다지 선을 넘는 수준이 아니었으나 그들은 아직도 두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았다.
할머니가 위엄 섞인 음성으로 으름장을 놨다.
“우리 손자한테 전화 바꿔, 애들 다 무사한 거 확인하면 그때 요구한 금액대로 보내주지.”
“어이 할머니, 날 바보로 아네?
전화 바꾸면 강준영한테 정보 알려주려는 거 아니야?
겨우 10억이야, 당신들한텐 돈도 아니잖아. 일단 내가 정한 장소에 돈부터 둬.
경찰 달고 오면 그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야.”
할머니가 나직히 웃음을 흘렸다.
“하긴, 10억은 돈도 아니지.
근데 난 사업가로서 파악이 안 서는 거래는 안 하거든. 그렇게 걱정되면 스피커폰으로 해, 난 우리 손자 무사한지 꼭 확인해야겠어.”
여유롭게 흥정을 하려는 할머니의 목소리에 욱했던 상대는 그들의 보스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그래, 문제 없지. 목소리 듣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 자——”
강준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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