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9장
“말 조심해, 누구더러 내연녀 딸이라는 거야. 우리 엄마는 네 엄마 죽고 나서 시집 온 거거든.”
윤서는 예린의 입에서 제 엄마가 언급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그러니 저런 거들먹거리는 말투를 쓰는 건 더욱이 용납할 수 없었다.
윤서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옳고 그름은 너희 엄마가 더 잘 알겠지.
우리 엄마가 지병으로 일찍 돌아갔다 해도 네 엄마가 떳떳한 건 아니야.
내가 그때 어렸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나 본데, 내가 아는 게 훨씬 더 많아.
그러니까 내 앞에서 수작 부리지 말라고.
그거 알아? 나예린——”
윤서가 앞으로 척 다가가니 예린이 뒷걸음질 쳤다. 거리가 좁혀지니 둘의 키 차이가 더 확연해졌다.
엄마를 닮아 훤칠하고 몸매도 좋은 윤서와 달리, 예린은 아빠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키가 작은 편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집안에 온 뒤로 몸매 관리에 신경 썼다는 거다, 뿐만 아니라 뭐든 윤서와 비교하려 했다.
하지만 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약점이다.
“내가 배지성이랑 안 어울리면 넌 더 안 되지.
하, 그동안 나예린으로 살았다고 진짜 우리 집안사람이라도 된 줄 아네.”
설핏 웃는 윤서를 보자마자 예린의 얼굴이 울긋불긋 해졌다.
“너 뭐라도 돼? 그냥 출신 좀 좋은 거 아니야?
그거 빼고 네가 나보다 잘난 게 뭔데?
하, 딱 하나 있지, 난 그런 엄마가 없다는 거.
근데 네 엄마는 벌써 죽었잖아, 지금 네 아빠가 제일 사랑하는 건 우리 엄마야......”
그동안 참기만 했던 게 윤서가 저지른 제일 큰 잘못이었나 보다. 그러니 박화연과 나예린이 이렇게 괴롭히려 들지.
어차피 반항도 못한다 싶어 그녀의 앞에선 어떤 말과 행동이든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벌써 지성에게 된통 혼이 난 윤서는 진작 인내심이 바닥 난 상태였다.
그녀가 가차 없이 뺨을 내리쳤다.
화들짝 놀란 예린은 얼굴을 감싸 쥐고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집안에 들어온 뒤로 감히 그 누구도 예린에게 손가락 하나 까딱한 적이 없었다.
“야, 이!”
예린의 눈가에 금세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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