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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그 여자가 시켰어요

신해정은 예전에 한 번, 병원에 와서 주혜진의 치수를 재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전수진은 신해정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다. 주혜진은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고 그 반응이 유난히 심하다고 말이다. 그날 신해정이 병실에서 나왔을 때였다. 문틈 밖으로, 대머리 한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게 눈가에 잠깐 걸렸다. 신해정은 그때도 일부러 한 번 더 돌아봤다. 하지만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 신해정은 그냥 눈이 잘못 본 거라고, 착각이라고 넘겼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신해정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장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그 사람 뒤를 쫓아갔다. “죄송해요. 잠깐만 비켜 주세요!” 저 뒷모습은 어딘가 가늘어 보였다. 걸음도 급했고, 남자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병원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신해정이 겨우 인파를 빠져나와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 그 그림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신해정은 포기하지 못하고 근처를 한 바퀴 더 훑었다. 그래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신해정은 숨을 몰아쉬며 벽을 짚었다. 결국 신해정은 멀지 않은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걸어갔다. “저기요. 혹시 요즘 대머리 환자분을 보신 적 있나요? 여자일 수도 있어요.” 간호사는 의무기록을 정리하다가 신해정을 한 번 올려다봤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대머리요? 그런 분들은 많아요.” 간호사는 위층을 가리켰다. “이 건물은 위에 흉부외과랑 혈액내과가 있어서,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지는 분들도 많거든요.” 신해정은 그 말에 그대로 멈췄다. ‘그래. 여긴 병원이야. 난 그걸 왜 잊고 있었을까.’ 대머리, 흐릿한 뒷모습 하나만 가지고, 성별도 확실하지 않은 사람을 인파 속에서 찾는다니. 게다가 신해정에게는 증거도 없었다. 신해정 혼자서 확신하지 못하는 추측일 뿐이었다. 신해정은 축 늘어진 어깨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 신해정은 주혜진의 병실 문 앞에 섰다. 감정을 억지로라도 추슬렀고,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러자 억눌린 울음이 먼저 들려왔다. 청소부 유니폼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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