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약점이 된 첫사랑
밤이 깊어 가고 경찰서 안은 불빛으로 환하게 밝혀졌다. 박준혁은 차가운 의자에 앉아 허탈한 표정이었고 눈에는 새빨간 핏줄이 가득했다. 그는 온종일 이곳에서 각종 조사와 질문에 응했고 일분일초가 그에게는 고통이었다.
발걸음 소리가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졌다. 그가 고개를 들자 경찰의 안내로 들어온 익숙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앞서 걷던 고은정은 아들의 초췌한 모습을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준혁아, 내 아들!”
고은정이 달려와 박준혁의 팔을 붙잡고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괜찮아? 그 사람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
그녀는 진심 어린 눈물을 흘렸다. 그녀 뒤를 따르던 박시혁은 담담히 한 번 흘깃 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맞춤 제작된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그 고귀한 기품이 주위 환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흠.”
고은정의 울음소리가 멈췄다. 그녀는 마치 목이 졸린 오리처럼 뒤돌아 박시혁을 한 번 보더니 얼굴에 뚜렷한 두려움이 번졌고, 즉시 박준혁의 팔을 놓아주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박시혁의 시선이 박준혁에게 머물렀고 감추지 못할 경멸이 담겨 있었다.
‘이 동생은 점점 못나 보이는구나.’
박씨 가문 사람이 이런 누추한 곳까지 전락하다니, 정말 엄청난 치욕이었다.
“망신만 끼치는 놈. 가자.”
박시혁은 서류를 처리한 후 박준혁을 한번 쳐다보지도 않고 뒤돌아 밖으로 나갔다.
“병원 일은 그만두어라. 이제는 집에 얌전히 있으면서 박씨 가문 둘째 아들 노릇이나 잘해.”
박준혁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얼굴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난 그만둘 일 없어.”
그가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는가, 만약 그가 그만두면 유채은은 어떡하겠는가.
누가 그녀를 돌볼 것이며, 누가 그녀의 치료를 책임지겠는가?
박시혁이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박준혁을 바라보았는데 그 눈빛은 마치 터무니없이 떠드는 바보를 보는 것 같았다.
“유채은은 이미 병원에서 쫓겨났어.”
그의 말투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하찮은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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