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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여론 확산

배정빈은 메시지를 확인한 뒤, 휴대폰을 내려놓고 더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가볍게 웃었다. 이날을 기다려 온 시간이, 너무도 길었다. 다음 날 아침, 박준혁은 잔뜩 굳은 얼굴로 사무실에서 나왔다. 뒤에는 고위직 이사가 따라붙어 여전히 설득하듯 말을 이어 가고 있었다. “준혁아, 우리가 널 못 믿어서 이러는 건 아니야.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안 좋아. 병원 입장에서도 섣불리 나서서 해명하기가 어려워. 일단은 잠시 직무에서 물러나서 쉬어. 집에서 정리 좀 하고, 신해정 씨랑 개인적으로 잘 이야기해서 나서서 상황을 설명해 주게 해.” 박준혁은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직무 정지라고요? 그럼 제 환자들은요? 채은이 상태가 많이 불안정합니다. 지금은 제가 빠질 수가 없어요.” 이사의 태도는 한층 단호해졌다. 그는 박준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병원에서 다른 의사를 붙일 거다. 지금 네가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개인 문제부터 정리하는 거야. 더 이상 병원 이미지에 먹칠하지 말고.” 마지못해 그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박준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 이 모든 게 전부 신해정 때문이었다. 그 여자가 그의 명성을 망쳐 놨고 이제는 일까지 흔들어 놓고 있었다.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 생각할수록 속이 뒤틀렸다. 그는 휴대폰을 꺼냈다. 전화는 한참 만에야 연결됐다. 신해정은 이른 아침부터 울려 대는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휴대폰을 더듬어 통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나야. 박준혁.”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신해정은 순간적으로 짜증이 치밀었다. ‘괜히 받았다.’ 그녀는 하품을 하며 말했다. “박 교수, 무슨 일이야?” 그 말 한마디에 박준혁의 속에서 억눌러 두었던 불쾌함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 자기는 밤새 잠도 못 자고 수습하느라 진이 빠졌는데, 그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편히 자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지금 당장 게시글 하나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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