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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한태현의 칭찬이 느껴지자 소은지의 목이 뜨거워졌다. “한태현 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제게 자신감을 주셨어요. 정말 고마워요.”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저도 제 조건이 있으니까요.” 조건이라는 단어에 소은지는 뭔가 떠오른 듯 물었다. “한태현 씨, 제가 뭘 하면 되나요?” 한태현은 돌려 말하지 않고 전문가들이 만든 극비 운영 기획서를 하나 더 소은지에게 건넸다. “다음 달 초, 연간 라디오 진행자 선발대회에 나가세요. 그리고 꼭 우승해야 해요.” 기획서를 쥔 소은지의 손바닥이 떨렸다. “저는...” 한태현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소은지 씨가 우승하는 날이 주씨 가문이 무너지는 날이에요.” 그 말에 소은지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소은지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기획서를 꽉 움켜쥐었다. “알겠어요. 저 꼭 해낼게요.” 그때 한태현의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한태현이 미간을 찌푸린 채 전화를 받자 전화 너머로 정민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대표님, 치료할 시간입니다.” “알겠어.” 전화를 끊은 뒤 한태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소은지는 한태현에게 개인적인 일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한태현 씨. 볼일을 보세요. 전 좀 돌아다니다가 들어갈게요.” 이상하게도 한태현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받은 전기 치료의 영향일 거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두 번만 더 받으면 몸속에서 들끓는 충동도 쉽게 통제할 수 있을 터였다. 적어도 소은지와 동거하는 동안은 감정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태현은 시간을 끌지 않고 눈의 이질감을 눌러 담은 뒤 직원에게 손짓하고는 앞에 놓인 레드와인 잔을 가리켰다. “이거 포장해 주세요.” 직원은 와인잔을 포장하란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소은지 역시 몇 초간 멍해졌다. 레스토랑을 나선 후 한태현이 차에 오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소은지는 참지 못하고 절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네 오빠 취향은 진짜 독특해...] 한유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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