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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소은지는 온몸이 더 심하게 떨려와 두 손으로 눈을 꼭 가린 채 차마 보지 못했다. 주변이 완전히 조용해진 뒤에야 소은지는 떨리는 손가락 사이로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남자 네 명은 피 웅덩이 속에 제각각 쓰러져 있었고 방금 전의 기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한태현은 한가운데 서서 느긋하게 깨끗한 손수건으로 손등에 묻은 피를 닦고 있었다. 셔츠 단추는 살짝 풀려 있었고 숨결조차 흐트러지지 않았는데 방금 한 일이라곤 개미 몇 마리를 밟아 죽인 것뿐이라는 듯이 홀가분해 보였다. 소은지는 이런 한태현의 모습을 처음 봤고 예전 같았으면 온몸이 굳어버렸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그 남자의 든든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가라앉았다. 심지어 이 남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굴든 자신에게만큼은 절대 상처를 주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확신까지 들었다. 그때 한태현은 피를 닦아낸 손수건을 바닥에 던지고 병원복 차림으로 이미 기절해 있는 박현우를 음산한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살기가 번뜩였지만 한태현은 이내 이성을 되찾고 소은지 쪽으로 돌아왔다. 한태현은 소은지 앞에 쪼그려 앉아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 눈을 꼭 감고 어깨를 미세하게 떨고 있는 소은지의 모습을 보고는 목젖이 크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한태현의 가슴속에서는 연민과 폭력이 뒤엉켜 요동쳤지만 목소리만큼은 최대한 부드럽게 눌러 말했다. “소은지 씨, 이제 괜찮아요. 집에 데려다줄게요. 괜찮죠?” 집에 데려다준다는 그 말이 예고도 없이 소은지의 심장을 찔렀다. 3년 전, 박현우 역시 똑같은 말을 다정하게 했었다. 소은지는 아무 의심 없이 박현우를 믿고 의지했고 그 집을 세상의 전부라고 여겼다. 결과는 몸과 마음이 전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이제 소은지는 그 누구에게도 쉽게 자신을 맡길 수 없었다. 얼굴을 가리던 두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소은지는 눈을 뜨고 눈가에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을 머금은 채, 무의식적으로 한태현의 넓은 어깨 너머를 보았다. 시선은 바닥에 쓰러져 의식이 없는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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