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옆에 있는 소은지의 어색하고 당황하고 혼란이 뒤섞인 표정을 눈치챈 한유정이 얼른 설명했다.
“은지야, 나 집에서는 예전부터 이렇게 오빠를 불렀어. 신경 쓰지 마.”
“아, 그래? 그렇구나.”
소은지는 짧게 연달아 대답한 후에야 상황을 이해했다.
한준현 같은 이름은 집에서만 부르는 애칭일 수도 있었다.
소은지는 한유정이 괜히 다시 한태현을 재촉할까 봐 급히 화제를 돌렸다.
“유정아, 넌 누구랑 영화를 보러 온 거야?”
시간을 잘못 본 건 자기였으니 소은지는 한태현의 시간을 괜히 뺏고 싶지 않았다.
소은지의 계획대로 한유정은 바로 관심이 옮겨갔다.
그래서 단톡방 답장에 더는 시선도 주지 않고 멀지 않은 곳을 턱으로 가리키며 또박또박 말했다.
“저기 있잖아, 저 잘난 척하는 인간. 잘난 척 아저씨, 이리 와. 소개할게, 이분은 내 절친 소은지야.”
대놓고 잘난 척한다는 소리를 들은 정민기는 전혀 화내지 않고 두 사람 앞에 다가와 담담하게 인사했다.
“소은지 씨, 안녕하세요.”
소은지는 왠지 정민기가 좀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이미 이 정신과 의사가 이미 여러 번 소은지와 한태현의 겸임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완전히 잊어버린 상태였다.
소은지가 고개를 갸웃하며 한유정을 바라보자 한유정은 대수롭지 않게 소개했다.
“아, 이 사람이 누구냐고? 서울에서 온 정신과 의사 정민기야.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엑스트라 정도로 생각하면 돼.”
정민기는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엑스트라란 평가를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예전에 한유정이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 정민기에게 고백만 열세 번을 했고 전부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세상은 돌고 도는 법이었다.
예전에는 한유정을 대놓고 거절했지만 이제 와서 정민기는 대표님의 명령으로 흰둥이의 소식을 캐러 한유정에게 접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니 정민기는 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묵묵히 업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소은지가 먼저 인사했다.
“정민기 씨,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돼서 반가워요.”
정민기는 당연히 소은지를 알고 있었기에 예의 바른 미소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