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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윤초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나지연의 친구 추가 요청을 수락했다. 그녀가 별방에서 쓰는 닉네임은 ‘귀여운 소녀’였다. [초원 씨, 잘 지내셨어요?] [전에 제가 초원 씨를 의심했던 건 다 백호 연맹의 안전을 위해서였어요. 혹시 화나신 건 아니죠?] 그리고 불쌍한 표정의 이모티콘이 하나 전송되었다. 친구 추가와 동시에 도착한 연달아 온 메시지들을 보며 윤초원은 잠시 답장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한참을 망설이던 끝에 그녀는 결국 짧게 답장을 보냈다. ‘F급 순현 인간 윤초원’이라는 닉네임으로. [화 안 났어요.] 그 직후, 나지연은 또 메시지를 보냈다. [다행이에요. 며칠 뒤에 제 생일 파티가 열리는데 혹시 오실 수 있을까요?] “초원아, 혹시 지루한 거야? 내가 차로 저택까지 데려다줄까?” 옆에서 윤초원이 멍하니 있는 걸 눈치챈 육성주가 평소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응?” 윤초원은 고개를 들고 육성주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상황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몇 걸음 걸은 뒤, 윤초원은 문득 물었다. “육성주, 무기는 맞춤 제작할 수 있어?” “응. 당연하지.” 육성주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근데 그건 갑자기 왜?” “아까 수련실에서 활 하나 봤는데 꽤 예뻤어.” 윤초원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은 그 활을 잠깐 스쳐 본 것뿐이었지만 정화의 활을 꺼내 쓸 수 있으려면 기본적으로 활을 하나 소유하고 있어야 했다. 우주 수인 세계의 여성들도 어느 정도는 무기를 다루지만 전투력에서는 남성체보다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윤초원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제 우주선과 전투용 소형 우주선 조종법도 익혀야 할 것 같았다. 백호 연맹에 소속되었다고 해서 평생 거기에 머물 생각은 없었다. 칩에 ‘백호 연맹 소속’이라고 찍혀 있다고 해서 영원히 그곳에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갖고 싶어?” 육성주가 바로 물었다. 윤초원과 가까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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