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나는 우리 우주 수인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력을 가진 순수 인간 여성체야. 게다가 같은 수준의 기력이라면 수인 여성체들보다 정화 능력도 훨씬 뛰어나. 딱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들은 나랑 다른 순수 인간 여성체들을 어떻게든 보호하려 들 거야. 그러니까 굳이 내가 외부인이라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어.”
윤초원은 육성주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여전히 아찔함을 떨칠 수 없었다.
만약 그가 자신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건 둘째치고 외모에 끌린 게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에 갇혀 햇빛도 못 보고 있었을 거다.
비록 고문을 당하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곤충독을 정화하는 도구로 만들었을 것이다.
수인이란 존재라도 결국 ‘인간’의 범주에 들어간다.
사람 마음이란 언제나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법이다.
육성주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 내가 괜히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잖아. 초원아, 나도 네 파트너가 될 수 있어?”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 육성주가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가 하는 거 봐서 생각해볼게.”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다가가더니 육성주의 귀 가까이에서 부드럽게 속삭였다.
따뜻한 숨결이 귓가를 스치자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알겠어.”
육성주는 꿀꺽 침을 삼키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나 정말 잘할게.”
윤초원은 그저 웃으며 대답하지 않고 휴식 캡슐을 나서서 진우빈을 찾아갔다.
그는 윤초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 깊숙이 따뜻한 감정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반드시 잘할 거야... 온 마음을 다해 초원이가 날 받아들이게 만들 거야.’
잠시 후, 육성주도 그 뒤를 따라 나갔다.
이번 임무는 야크 연맹의 성주를 도와 권력을 되찾게 해야 했기에 육성주도 꽤 많은 남성체들을 데려왔다.
윤초원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그들과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 이틀은 정신도 말짱했고 창 너머로 펼쳐진 성간 우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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