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윤초원은 눈을 깜빡이며 시야가 아까보다 훨씬 또렷해진 걸 느꼈다.
영양제가 확실히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맛은 좀 끔찍하지만 효과는 분명했다.
아마도 특별 주기 기간이 막 끝난 데다 갑자기 기력을 과하게 소모했기 때문에 눈앞이 깜깜해졌던 것 같았다.
그 잠깐 동안 아무 감각도 없었지만 입안에 퍼진 쓴맛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방 있나요? 초원이, 우빈이랑 같이 가서 좀 쉬게 하세요.”
육성주는 민용석을 보며 말을 건넨 뒤 철창 속 하문별에게 시선을 옮겼다.
“야크 연맹 관련 얘기는 옛 성주님이랑 성주님하고 따로 얘기하겠습니다.”
“네. 방 있습니다. 그럼 진 소좌님께서 초원 씨를 안고 따라오시지요.”
민용석은 바로 대답하고 앞장서 나갔다.
윤초원은 너무 피곤해서 별다른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방에 들어가 잠들어버렸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쯤이면 육성주는 이미 하문별과 옛 성주와의 이야기를 마친 상태였다.
“윤초원 씨, 진 소좌님, 용사의 전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하시지요.”
문을 두드린 민용석이 바깥에서 전했다.
두 사람은 그를 따라 용사의 전당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 육성주를 포함한 사람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성체의 지위가 원래부터 높고 하문별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 그런지, 윤초원의 자리는 옛 성주의 오른쪽 바로 옆으로 배정됐다.
하문별은 그 왼쪽에 앉았다.
육성주와 진우빈은 순서대로 그녀 옆자리에 착석했다.
“이분이 바로 윤초원 씨인가요?”
옛 성주는 하얗게 센 수염을 쓸어내리며 인자한 얼굴로 웃었다.
“네. 옛 성주님, 안녕하세요.”
그녀는 직업적으로 훈련된 미소를 띠며 인사했다.
과거 인류 시대, 그녀는 직업 특성상 수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했다.
그래서 누군가 인사를 건넬 때 반사적으로 이렇게 웃게 되는 버릇이 있었다.
“윤초원 씨는 참 친근하고 고결하시군요. 제 아들이 초원 씨의 눈에 들었다는 건 정말 큰 영광입니다.”
옛 성주는 윤초원을 볼수록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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