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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성주부에서 못 찾았을 때부터 의심했어. 네가 저걸 지하실에 숨겨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야. 하지만 청룡 연맹 수인들이 갑자기 이 물건이 불길하다고 난리 치길래, 나도 섣불리 움직이질 못했지. 이렇게 쉽게 데리고 나올 줄이야.” 옛 성주는 천천히 소성진을 향해 걸어갔다. “성진아, 난 너한테 그렇게 각박하게 군 적 없다. 네가 정말 성주 자리를 원했다면 나한테 얘길 하면 됐던 거야. 내가 어떻게든 문별이를 설득해서라도 물려주려 했을 테니까. 그런데도 넌 일을 너무 극단적으로 처리했어. 옳고 그른 것도 못 가리고 끝까지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댔지. 그래도 초반에는 혹시나 네가 속았던 게 아닐까 싶었어. 이 물건의 위험성을 몰랐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청룡 연맹 사건이 터진 지금까지도 너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지. 정말 야크 연맹 주민들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겠다는 거야?” 옛 성주는 소성진과 1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걸음을 멈췄다. 윤초원 일행도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며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부관님, 오늘 저한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셨죠?” 윤초원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부관님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꽤 그럴싸했어요. 하지만 감정선도 엉망이었고, 쓸데없이 사소한 행동이 너무 많았죠.” “경비대에 연락을 넣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부관님이 벌인 짓을 생각해보면 적어도 남은 삶 동안은 우주 감옥에서 보내야 할 거예요.” 윤초원은 팔짱을 낀 채 여전히 로봇을 힐끔거리며 말했다. “헛소리 집어치워요! 난 곤충족이랑 손잡은 적 없으니까!” 소성진의 표정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곤충족이 내 아내를 납치해갔어요! 그런 놈들과 내가 손을 왜 잡아요! 난 그놈들을 증오하는데!” 소성진이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 “저 로봇이 바로 그 증거예요.” 윤초원은 손을 들어 로봇을 가리켰다. “이건 그냥 벌레 독이 주입된 가짜일 뿐이에요! 곤충족이랑은 아무 관련이 없다니까요.” 소성진은 이를 악물며 반박했다. “부관님이랑 우기가 거래할 때, 우기가 말 안 해줬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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