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윤초원은 거의 반사적으로 진우빈에게 달려갔다.
“초원아, 나 괜찮아.”
진우빈은 고개를 저으며 가슴을 짚고 숨을 골랐다.
“육성주 상태는 어때? 돌파는 성공했어?”
“정신은 들었어. 하지만 기력 레벨 통제는 아직 조금 더 걸릴 것 같아. 넌 괜찮겠어?”
윤초원은 진우빈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재빨리 주머니에서 티슈를 꺼내 그의 입가에 맺힌 핏자국을 닦아냈다.
‘아니... 이 애교쟁이 늑대가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육성주를 걱정하고 있네.’
윤초원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 형제 같은 사이네.’
“으악!”
갑자기 또 다른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고 윤초원이 고개를 돌리니 소성진이 육성주가 기력 통제를 마치기 전에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다행히 하문별이 제때 도착해 소성진의 도주를 막아섰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겠어요?”
하문별은 붉어진 눈으로 소성진을 노려보았다.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곤충족이랑 우기랑 손잡았다는 걸 전 우주가 다 알아요.”
하문별은 얼굴에 깊은 고통이 스쳤고 시선을 돌려 먼 곳에 있는 옛 성주를 바라봤다.
하문별의 아버지는 옛 성주였다.
그는 일찍이 위기감을 느끼고 가짜 여성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이곳을 미리 지키고 있었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생중계를 켜 두고 있었다.
방송은 초반엔 반응이 미지근했지만 소성진이 비밀방에서 가짜 여성체를 끌고 나온 순간과 가짜 여성체가 윤초원에게 살려 달라 애원한 장면 이후에 조회수는 두 번이나 치솟았다.
“뭐야?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는데.”
소성진은 투덜거리며 자기 머리를 흔들었다.
“방금 그 가짜 여성체가 별방 시스템을 해킹해서 여기서 일어난 일을 전부 생중계했어요.”
하문별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아버지도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었어요. 삼촌이 정원에 들어서고 가짜 여성체를 데리고 나오는 그 순간까지... 모든 게 다 전 우주에 생중계됐어요. 게다가 경비대도 금방 도착할 거예요. 예전엔 안 그랬잖아요. 왜 이렇게 된 거예요?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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