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아차, 그러고 보니...”
윤초원은 갑자기 떠올랐다.
‘아까 여기 오느라 정신없어서 잊었는데... 로봇 여성체는 아직도 옛 성주 정원에 남아있는 거야?’
윤초원은 혹시 수인들이 그 로봇 여성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을지 걱정이 들었다.
“윤초원 씨, 로봇 여성체가 경비대 따라가기를 거부하고 있어요. 당신을 봐야만 따라가겠다고 합니다.”
마침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제복을 입은 수인들이 로봇 여성체를 데리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수인들의 제복에는 둥근 구 모양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그 안에는 윤초원이 알아볼 수 없는 기호들이 복잡하게 새겨져 있었다.
윤초원은 로봇 여성체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당신... 혹시 인간의 의식이 남아 있나요?"
주변에 있던 수인들은 이 질문을 듣고 다들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봇에게 인간 의식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게 이 세계에서는 상식이었다.
모두 집마다 로봇 하나쯤은 있고 로봇의 인공지능이 어디까지나 정해진 프로그램 범위 안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다.
곤충족이 침공한 이후 수많은 첨단 기술이 동시에 유입되었다.
덕분에 요리, 청소, 빨래 같은 집안일은 전부 로봇이 대신하게 되었고 수인들은 삶이 훨씬 편리해졌다.
그러니 수인들은 로봇이 자율 의식 같은 건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때 로봇 여성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완전한 로봇이 아닙니다.”
그녀의 얼굴에 옅은 고통이 스쳤다.
“저는 유인서라고 해요. 원래는 브라운 베어 연맹 소속의 순수 인간 여성체였어요. 반년 전, 곤충족이 도시에 침입했을 때 저는 곤충족 수인들에게 붙잡혔어요. 그때 저는... 그냥 운이 나쁜 줄만 알았죠. 순수 인간 여성체는 기력 레벨이 없기 때문에 보통 수인들의 파트너로 선택되지도 않거든요. 다른 여성체들은 남성체들의 보호를 받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잡혀간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유인서? 네가 유인서야?”
수인 무리 사이에서 누군가 놀라 외쳤다.
브라운베어 연맹 출신의 수인이었다.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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