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진우빈은 윤초원의 작은 늑대라는 아이디로 답장을 보냈다.
[아직 계약은 안 했어. 가로수길엔 갔다 왔지. 나지연 씨가 초원이 데리고 쇼핑했어.]
우주 시리가 재빨리 물었다.
[나지연? 나지연 씨는 육성주 좋아하지 않았어? 그런데 둘이서 잘 지낸다고? 역시 여성체 우정은 알 수가 없다니까.]
진우빈은 성실하게 답장을 이어갔다.
[오늘 나지연 씨가 이제 육성주 안 좋아한다고 초원한테 말했어. 초원이가 너무 뛰어나서 자기도 초원이보다 못하다고 느꼈다더라.]
우주 시리가 말했다.
[그럼 지금은 뭐 하고 있는데? 네가 바로 답장하는 거 보니까 윤초원 씨 옆에 없는 거 아냐? 그런 식이면 너에 대한 감정 식을까 걱정 안 돼? 육성주는 SSS급이야. 그리고 다른 남성체도 보호자는 아니지만 분위기 눈치챌 거야. 초원 씨 옆에 붙어 있어야지.]
진우빈은 조금 억울한 듯 말했다.
[함께 있어. 초원이 샤워하러 갔어. 나와서 곧 나랑 게임을 하자했어.]
우주 시리가 단숨에 캐치했다.
[근데 너 샤워는 안 해?]
진우빈은 별생각 없이 받아쳤다.
[내가 왜?]
우주 시리는 잠시 멈칫했다.
[...]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우주 시리가 천천히 말했다.
[윤초원 씨가 너랑 ‘게임’ 하자고 했잖아?]
진우빈은 여전히 둔하게 되물었다.
[그래서 샤워랑 무슨 상관인데?]
답답함에 못 이긴 우주 시리가 친절히 해석을 시작했다.
[그 게임이 그 게임이 아니야. 넌 정말 낭만을 모른다. 육성주도 없고 지금 너희 둘만 집에 있는데 샤워까지 했다고? 그런데 무슨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 입에 넣어줘도 못 먹는 거야 이 녀석아. 봄날에 교감을 안 하고 뭘 하겠다는 거야. 게임, 게임. 너는 게임밖에 모르는구나.]
진우빈은 친구의 메시지 세례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설마 초원이 나와 교감을 원하고 있는 걸까? 맞아 초원이는 이미 발정기를 지나 한층 더 성숙해졌잖아.'
진우빈은 고개를 푹 숙이며 붉어진 귀와 볼을 숨기려 했다.
욕실 안에서 또르르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진우빈은 윤초원이 작은 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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