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저...”
권예진은 변명하려 했지만 연정란은 아예 입을 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핑계 대지 말고 당장 와.”
그러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권예진은 심호흡을 하고 아침 식사를 간단히 먹은 다음 나갈 준비를 했다.
그녀가 별로 먹지 않은 걸 본 임길태가 물었다.
“예진 씨, 왜 벌써 일어나요? 얼마 드시지도 않고. 혹시 입맛에 안 맞으세요?”
“그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요. 본가에 가봐야 해요.”
“그래도 아침은 든든하게 드셔야죠. 저혈당도 있으신데.”
임길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샌드위치 하나를 챙겨주었다.
“기사한테 차를 대기하라고 했어요. 차 안에서 드세요.”
공호열의 차가 모두 비싼 차였고 게다가 약간의 결벽증도 있어서 차 안에 음식 냄새가 나는 걸 싫어할 것이다.
그 생각에 권예진은 임길태의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괜찮아요, 집사님.”
임길태는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기사한테 다른 차를 운전하라고 할게요.”
권예진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당황했지만 마음이 따뜻해져 눈웃음을 지었다.
“고마워요, 집사님.”
“얼른 가봐요.”
그녀는 차에 탄 후 양문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갑자기 약속을 바꿔서 너무도 미안했다.
20분 후 차가 공씨 저택 앞에 멈춰 섰다.
공씨 저택은 4개의 별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한무와 최애순이 본채에서 지냈고 양쪽으로 100m 간격으로 3층짜리 단독 별장 3채가 더 있었다.
공호열의 큰아버지네와 둘째 큰아버지네가 각각 한 채씩 살고 있었고 눈앞의 별장은 공호열의 부모님이 지내는 곳이었다.
3층짜리 하얀 서양식 건물이었는데 곳곳에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권예진은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열러 나온 도우미는 그녀를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훑어보면서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권예진 씨죠? 슬리퍼로 갈아 신고 들어와요. 사모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그러고는 그녀에게 세균이라도 있는 듯 주변에 소독제를 몇 번 뿌렸다.
권예진은 아무 말 없이 슬리퍼로 갈아 신고 도우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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