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생강차 끓여왔으니까 따듯할 때 마셔요.”
말하면서 생강차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공호열은 책상에 마주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눈 밑에 검은 타크써클이 내려온 것을 보아 어제부터 지금까지 편히 쉰 적 없는 것 같았다. 생강차 향기가 퍼지자 공호열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민욱이 입을 열었다.
“예진 씨, 대표님께서는 생강차를 좋아하지...”
“알았어.”
정민욱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공호열은 반대되는 대답을 했다. 이내 생강차를 들고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정민욱은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멍한 얼굴로 공호열을 보았다.
‘권예진 씨가 대표님께 주술이라도 걸었나? 생강이라면 입도 안 대던 사람이 갑자기 생강차를 마신다고?'
‘대표님이 변하셨다! 예전에도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예정보다 빨리 해결한 적 없었는데 이번에는 예정보다 빠르게 돌아왔어. 아니면... 대표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였나? 미인계에 넘어가 이젠 달라지려나?'
공호열은 수많은 여자들의 이상형이었다. 그동안 그와 함께 밤을 보내려고 노력한 여자가 수도 없이 많았다. 연예인부터 부잣집 딸까지 공호열에게 접근했지만 권예진처럼 능력도 수완도 좋은 여자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은 정민욱은 심란한 눈빛으로 권예진을 힐끗 보았다.
‘앞으로는 예진 씨한테 잘 보이도록 노력해야겠어!'
권예진은 빈 잔을 들고 서재에서 나오자마자 2층으로 올라온 집사와 마주쳤다. 그리고는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도련님께서 마셨나요?”
“네.”
권예진은 왜 물어보는지 모른다는 얼굴로 임길태를 보았다.
“집사님, 왜요? 왜 그렇게 잔뜩 긴장한 채로 물어보시는 거예요?”
“도련님께서 정말로 생강차를 마셨나요?”
임길태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입을 벙긋거렸다.
“도련님이 마시는 걸 직접 보셨어요?”
“네. 왜 그러세요? 혹시 이 생강차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
“아, 아니요. 생강차는 아무런 문제도 없죠.”
‘문제가 있는 건 도련님이죠!;
임길태는 이 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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