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권예진은 워낙 무른 성격이고 처음 김씨 가문에 돌아왔을 때는 더욱 선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하지만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김다윤의 뺨을 두 번이나 때리고도 당연하다는 태도였다.
안 된다. 권예진이 더 이상 의술을 빌미로 안하무인에 멋대로 굴게 둘 수는 없었기에 빨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늘 당한 수모는 나중에 반드시 백배, 천배로 갚아줄 거다.
수많은 경찰관이 허리를 굽히는 가운데 권예진은 상쾌한 기분으로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그들이 나오는 모습을 본 정민욱은 곧바로 차를 몰고 달려갔다.
차에 타기 전, 공호열은 김다윤을 흘깃 쳐다보았다.
“난 일이 있으니까 지태준한테 병원까지 데려다 달라고 해.”
지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벤틀리는 배기가스만 남긴 채 달려 나갔다.
“젠장! 의술 좀 안다는 이유로 기고만장해서 매번 호열 씨를 쥐고 흔드네.”
김다윤이 화가 나서 발을 구르며 욕설을 내뱉자 지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를 흘겨보고는 조용히 말했다.
“그쪽도 의대생 아닌가? 어르신 병을 고쳤더라면 권예진 씨가 나설 일이 없었을 텐데.”
“...”
김다윤은 말문이 막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울컥 치솟는 분노를 어디에도 분출할 곳이 없던 그녀는 지태준을 노려보았다.
“그쪽은 호열 씨 친구 맞아요?”
지태준은 무심하게 어깨를 으쓱하며 차 문을 열고 김다윤을 흘깃 쳐다보았다.
온화하고 반듯하면서도 당당한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코너에 몰려 발악하는 걸까, 아니면 그 모든 게 거짓이었던 걸까.
“지금 그 쪽한테 병원보다는 분풀이할 곳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전 로펌에 돌아가야 해서 이만.”
말을 마친 지태준은 차를 몰고 떠났다.
한편 권예진은 벤틀리에 앉아 가죽 시트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고급 승용차답게 경찰차보다 훨씬 편하네요. 감옥에 들어갈 뻔했는데 그쪽이 놀란 마음을 달래줬어요.”
도서관에 있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책을 보다가 경찰서에 끌려간 그녀만큼 재수 없는 사람이 또 있을까.
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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