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드라마 같은 상황
강지윤의 목소리는 고막을 뚫을 기세였다. 심가희는 결국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 떼어냈다. 그러면서 속으로 곽지환을 원망했다.
‘왜 하필 그 타이밍에 말을 한 거야. 괜히 설명해야 하잖아.'
화를 내려 고개를 돌린 순간 문은 이미 닫혀 있었고 곽지환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 곽지환이야...”
심가희는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하지만 강지윤은 그냥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너 그 사람이랑 또 스파크가 생겨났구나!”
심가희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그런 거 아니야.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마.”
“이상한 생각하는 게 아니지. 자기야, 지금 자정이야. 모두가 잠든 시간에 남자와 여자 둘이서 뭐하겠어? 그리고 저번에 이미 한번 그런 적 있었잖아.”
강지윤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 혹시 일부러 곽도현 질투하라고 그러는 거야? 난 네가 정말로 곽지환과 그런 사이가 된다고 해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적어도 누구처럼 막 나가지도 않을 거고 믿음직한 사람이잖아.”
“무슨 소리야. 내가 곽도현한테 복수하기 위해 곽도현 사촌 형이랑 엮인다고?”
심가희는 강지윤이 한 말을 부정했다.
“그리고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은 어떤지 모르는 거잖아.”
‘분명 다른 여자 있으면서 내 마음을 시도 때도 없이 흔들고 있는데 믿음직스럽다고?'
“어머, 그 말은 지금 곽지환을 디스하는 거야?”
“아니.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거야. 어쨌든 나와 그 사람은 절대 안 돼. 그 사람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고 나니 그녀는 괜스레 마음 한구석이 아파졌다.
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간단히 씻고 나와 손님방 침대에 누웠다. 핸드폰은 그녀가 잠들기 전에 이미 꺼놓은 상태였다. 날이 밝자마자 자신이 사라졌다는 것을 안 아버지가 전화 폭탄을 날리거나 사람을 시켜 자신을 찾아올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오늘 하루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기로 했다.
거울 앞에 선 그녀는 오른쪽 뺨의 부기가 이미 가라앉은 것을 보았다. 비록 손자국은 아직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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