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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마중

혹시라도 하윤슬이 연애에 휘둘릴까 봐, 강주하는 몇 번이고 신신당부했다. “그냥 즐기기만 해. 절대 마음 주지 말고. 알았지?” 그러다 어느새 화제가 최지석으로 옮겨갔다. “우리 오빠, 진짜 널 마음에 두고 있거든. 지금은 생각 없더라도 언젠가 남자 친구 사귀고 싶어지면 제일 먼저 우리 오빠부터 고려해 줘. 알았지?” 하윤슬은 어이가 없어 웃으며 대꾸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네 오빠가 날 좋아한다는 게 말이 돼? 오히려 내가 더 부족하지 않아?” “무슨 소리야! 우리 오빠가 너 같은 여자를 만난 건 복이야.” 강주하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리고 뭐 어때서? 어른이 즐기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거지. 흔한 거 아니냐? 우리 오빠 절대 그런 걸로 흠잡는 사람 아냐.” 그 말에 하윤슬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가끔은 강주하가 정말 부러웠다. 겉으로는 거침없고 속내를 다 내뱉는 것 같지만 사실 누구보다 목표가 명확하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었다. “주하야, 네가 날 위해서 그러는 거 알아. 네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알아. 근데 난 지금은 연애할 때가 아니야.” “그럼 기다리게 할게. 어차피 넌 언젠간 결혼할 거잖아?” 강주하는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아 흔들며 애교 섞인 투정까지 부렸다. “네가 내 새언니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우리 진짜 가족 되는 거잖아.” 하윤슬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넌 이미 내 가족이야.” 지금은 잠시 막막하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날아오를 날이 올 거라고, 하윤슬은 믿고 있었다. 그날 밤은 거의 뜬눈으로 새웠다. 다행히 비행기에서 눈을 붙일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김서원이 직접 차를 몰고 데리러 왔는데 하윤슬은 오히려 미안해졌다. “굳이 안 나오셔도 됐는데, 저 혼자 공항까지 갈 수 있었어요.” “겸사겸사예요. 괜히 번거롭게 가지 않아도 되잖아요.” 김서원은 능숙하게 캐리어를 차에 싣고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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