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그녀가 스스로 오게 해야 한다
강태훈은 차가운 얼굴로 답장을 보냈다.
[네가 왜 우리 어머니를 돌봐. 내가 사람을 보낼게. 그때까지만 고생해줘.]
[이모 우울증 앓고 있으시다는 거 너도 알잖아. 난 그냥 이모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을 뿐이야.]
그 문장을 보는 순간, 강태훈의 머릿속에 욕실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스스로 손목을 그으셨다. 바닥에 흥건하던 시뻘건 핏자국...
그가 허수정과 약혼하라는 집안의 요구에 불응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우울증이 생긴 이후로, 그녀는 감정의 균형을 잃고 세상의 모든 일을 통제하려 했다.
큰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조금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이성을 잃고 말았다. 한 번은 줄곧 자신을 보살펴오던 도우미가 그만두겠다는 말에 수면제 반병을 입에 털어넣었었다.
의사는 납치를 당한 일로 큰 충격을 받아 마음이 많이 나약해졌다고 말했었다. 치료 방법은 단 하나, 마음을 편히 갖는 것밖에 없었다. 웬만하면 모두 그녀의 뜻에 따라주어야 했다.
그는 손가락을 핸드폰 위에 올려놓고 한참의 시간을 흘려보냈으나 답장은 끝내 쓰지 않았다.
잠시 뒤, 김 비서가 다가와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이번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하윤슬 이름도 추가해.”
“네!”
김 비서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신입 직원이긴 하지만 부지런하고 불평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저번 프로젝트에서도 완벽한 완성도를 보이지 않았던가. 그녀의 이름을 추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 잘 가르쳐줘. 경력에 어떤 오점도 남기지 않게.”
강태훈은 지금 반드시 두 가지 준비를 해놓아야 했다.
그가 하윤슬에게 다가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녀 역시 자신을 향하게 만들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대표님.”
...
저녁 식사 시간. 김 비서가 전화를 세 통이나 걸지 않았다면 하윤슬은 빵 하나만 물고 계속 책상 앞에서 일했을 것이다.
식당에 내려오자, 김 비서가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좋은 소식이 있어요. 듣고 싶죠?”
“그럼요.”
“대표님이 직접 말씀하셨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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