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화 강태훈의 편지
하윤슬은 그 말의 의미를 곱씹다가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그럼... 그날, 취한 게 아니었다고?”
강태훈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도대체 이 여자는 얼마나 눈치가 없었으면 그렇게나 많은 신호를 보냈는데, 아직도 모르는 거야?’
“그래, 그날 난 아주 또렷한 정신으로 네 문을 두드렸어.”
“하지만 너... 너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했잖아?”
하윤슬은 말이 꼬였다.
그가 직접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이... 너면 안 돼?”
그 한마디에 하윤슬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이게 무슨 말이지? 지금 나한테... 고백하는 건가?’
“처음부터 너였어. 네가 나한테 문자 보냈을 때, 내가 문을 두드렸을 때, 그리고 계약 결혼을 제안했을 때까지 모두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었어.”
출장 인원 중에서 하윤슬의 얼굴을 본 순간 강태훈은 어떻게 그녀에게 다가가야 할지, 이미 마음속으로 계산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 후 하윤슬의 문자를 받았을 때, 그녀가 취했을 거란 것도 짐작했다.
그래서 잠시 망설였다. 술김에 그런 일을 하는 건 비겁하다고 생각했지만, 몇 초의 고민 끝에 그는 결국 문을 두드렸다.
학창 시절, 좀 더 용기를 내지 못했던 건 그에게 오랫동안 남은 후회였다.
이번엔 달랐다. 모든 상황이 마치 운명처럼 맞아떨어졌고 그는 더 이상 ‘천천히’라는 말 따윈 고려하지 않았다.
어쩌면 먼저 완전히 그녀를 품은 다음, 그녀를 자기 곁에 붙잡아 두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여겼다.
멍하니 서 있는 하윤슬을 본 강태훈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나랑 같이 가자.”
그는 하윤슬을 차에 태워 해솔재로 데려갔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서재로 향하더니, 책장 맨 위 칸에서 꺼낸 오래된 중학교 교과서들 사이에서 조심스레 한 봉투를 꺼냈다.
그가 그것을 하윤슬에게 내밀었다.
“이거, 네 거야.”
하윤슬은 익숙한 느낌에 눈을 크게 떴다.
“이거... 전에 내가 우연히 본 거잖아. 위에 0825라고 적혀 있었던 그거...”
“그래. 그때 네게 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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