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화 최지석을 선택하기로 결심했어?
하윤슬의 목소리에 강태훈은 고개를 들어 잘생긴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양복은 이미 구겨져 형편없었고 셔츠 단추도 그가 마구 뜯어낸 탓에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원래 검은 연못 같던 눈동자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는데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어둠 속의 짐승처럼 날카롭고 숨 막히는 기운을 뿜어냈다.
“너 나한테 거짓말했지? 맞지?”
하윤슬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말이야, 그게?”
“최지석을 진심으로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화가 나서 한 말이잖아.”
그녀는 손을 거두면서 그를 걱정했던 모든 감정을 숨긴 채 짜증 나는 척했다.
“강 대표 정도면 쿨하게 내려놓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매달리다니. 아쉽게도 난 이 연극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하윤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태훈이 공격적인 키스를 그녀에게 퍼부었다.
그녀가 뒤이어서 하려던 말들, 그가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을 모두 삼켜버렸다.
그 키스는 너무나 급했다. 욕망도, 기술도 없었고 누군가의 입술이 터졌는지 입안에 피비린내가 퍼져나갔다.
하지만 하윤슬은 인형처럼 강태훈에게 몸을 맡겼다.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 뒀다.
취한 강태훈은 만족하지 못했는지 더 격렬하게 키스했다. 그녀를 카펫 위로 눕히고 두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아 머리 위로 고정시켰다.
그러고는 이성을 잃고 그녀의 옷을 거칠게 찢기 시작했다.
“강태훈, 난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러 왔어. 너랑 자러 온 게 아니라.”
두 사람의 힘 차이가 현저히 달랐고 강태훈의 가슴 또한 아주 단단해서 밀어낼 수가 없었다. 다급해진 하윤슬은 결국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내리쳤다.
그 순간 강태훈이 움직임을 멈췄다.
하윤슬도 그를 때릴 줄은 몰랐다.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왔다. 상대는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남자였고 키스할 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지금 무슨 짓을 저질러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강태훈은 여전히 하윤슬에게 어떤 독한 말도 내뱉지 않았다.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기만 했고 시간이 1분 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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