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퇴원한 강태훈
강태훈은 하룻밤 사이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와 함께하는 게 하윤슬에게 그토록 고통스러운 일이라면 자유를 돌려주는 게 나았다.
하윤슬의 지난 삶은 늘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갔다. 그의 존재가 그녀 삶의 궤적을 바꿔주고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녀는 정말로 지쳐 있었다.
강태훈은 지난 며칠 동안의 하윤슬이 진심으로 힘들어 보였음을 똑똑히 느꼈다. 그건 연기가 아니었다.
“너도 참 싱거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이혼이나 해. 결혼식 따위 올려봤자 너만 감동하는 거야.”
말을 마치고 강태훈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친 주시완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퇴원 절차 밟아줄게.”
...
강태훈의 병실을 나선 하윤슬은 바로 병원을 떠나지 않고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병원 후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선희가 후반생을 거의 병원에서 보냈기에 이곳은 그녀를 추모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하윤슬은 걷다 지쳐 정자 벤치에 앉았다. 눈앞에 환자와 가족들이 오갔는데 모두 곁에 누군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늘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매일 어머니 옆에 있어 주지 못했다.
하늘이 벌을 내린 걸까? 정선희의 마지막 순간도 보지 못했다.
‘엄마도 날 원망했을 거야. 엄마 말을 듣지 않아서, 결국 엄마와 똑같은 길을 걸어서.’
“엄마, 주사 맞는 거 너무 아파요. 안아줘요.”
갑자기 한 어린아이의 귀여운 목소리가 하윤슬의 귀에 들어왔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한 여자아이가 입을 삐죽 내밀면서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주사를 맞은 팔을 가리키며 커다란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아이의 엄마는 몸을 숙여 아이를 안아 올리고는 볼에 입을 맞췄다.
“아가, 열 내리면 바로 집에 갈 수 있어. 다 나으면 엄마랑 놀이공원 갈까?”
“좋아요!”
여자아이는 순식간에 모든 아픔을 잊은 듯했고 눈물 맺힌 눈동자에도 기쁨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윤슬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
그녀도... 저런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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