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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손영수와 음성 통화

영상 통화를 마친 후, 하윤슬은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이렇게 일이 없는 저녁을 맞이하자 이 시간에 누워 있다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다. 습관처럼 휴대폰을 꺼내 최근 금융 실시간 뉴스를 좀 보려고 했는데 미확인 메시지가 떠 있는 걸 발견했다. 아마도 아까 아름이와 영상 통화하던 중에 도착한 메시지인 듯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폰을 보지 않았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혹시 자고 있나요?] 하윤슬은 순간 그가 예전에 먹을 것, 마실 것, 건강식품까지 온갖 선물을 잔뜩 보냈던 게 떠올랐다. 이 시간에 연락이 온 걸 보니 뭔가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 모양이었다. 괜히 무시하긴 애매했다. 게다가 느껴지지 않던가. 이 사람은 성격이 꽤 진중하고 말도 조심스럽게 하는 편이라 딱히 불쾌하게 만든 적도 없었고 꿍꿍이가 느껴지는 그런 부류도 아니었다. [아직 안 자요. 무슨 일 있으세요?] [전에 강주시에 가신다면서요? 혹시 그쪽 지역 잘 아시나요? 저 여행 가려고 하는데 지역 특징 같은 거 여쭤보려고요.] 강주시, 그곳은 하윤슬에게 익숙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친근한 도시였다. [저 강주시 사람이에요. 혹시 음성 통화 괜찮으세요? 말씀드리는 게 더 편할 것 같아서요.] 딱히 다른 의도는 없었다. 그저 지금 이 시간에 하루 종일 일하고 온 상태에서 긴 문장을 보내기에는 너무 피곤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하윤슬은 잠깐 당황했다. ‘이 시간에, 그것도 이성한테 먼저 통화를 제안하다니...’ 비록 나이차가 좀 있다고 해도 결국 남자인데 혹시라도 유부남이라면 괜히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녀가 부랴부랴 ‘불편하시면 안 하셔도 돼요’라는 문장을 적으려 했지만 아직 채 보내기도 전에 상대에게서 음성 통화 신청이 도착했다. 멈칫했지만 결국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눌렀고 곧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이 목소리는?’ 하윤슬은 솔직히 말해 조금, 정말 조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차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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