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무슨 사이야
“...”
‘설마 나한테 하는 소리인가...’
하윤슬은 아래쪽 채팅창에 일제히 올라오는 ‘네’라는 답변을 보곤 서둘러 입력해 올렸다.
회의는 새벽 한 시까지 이어졌다. 대표가 직접 주재하는 자리라 감히 하품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마침내 강태훈의 수행 비서가 회의를 정리하며 선언했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입니다.”
하윤슬은 긴장이 풀리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카메라를 끄고 팔다리를 좀 풀어볼까 싶었는데 강태훈이 마지막에 덧붙였다.
“아까 회의에서 언급된 신형 자동차 프로젝트, 담당자 따로 보죠.”
“최지석 씨 쪽 프로젝트 말씀입니까?”
김서원이 곧장 물었다.
“그래.”
“알겠습니다! 투자팀 하윤슬 씨, 대표님과 단독으로 연결하세요.”
예상치 못한 지목에 하윤슬은 순간 얼어붙었다. 모두가 보는 앞이라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회의실 화면을 빠져나와 강태훈의 개인 계정을 바라본 지 몇 초였으나 도무지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었다.
순간, 두려움과 어색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까는 여럿이 함께하는 회의라 숨을 죽이고 있으면 됐지만 지금은 단둘이었다.
차라리 이 순간 컴퓨터가 고장 나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일어났다 앉았다 세 번이나 반복한 끝에야 하윤슬은 심호흡하고 연결 신청을 눌렀다.
잠시 ‘연결 중’ 문구가 뜨더니 거의 1분 만에야 통화가 열렸다.
하지만 강태훈의 카메라는 켜지지 않았고 낮게 울리는 목소리만 들려왔다.
“최지석 씨 그 프로젝트, 방금 훑어봤는데 실사가 부족해요. 양산 데이터도 모호하고, 아직 시험 단계인데 벌써 투자를 받으려 한다는 건 위험도가 높아요.”
하윤슬은 가볍게 기침하고 바로 업무 모드로 전환했다.
“맞습니다, 위험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보고서에도 명시했습니다. 다만 특허 대부분이 이미 국가 인증을 받았고 이는 곧 실현 가능성을 방증합니다. 투자 분석을 거쳐봤을 때 양산 허가만 떨어지면 수익률은 상당히 높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개념 단계예요. 실제 제작이 실패하면 모든 자금이 그대로 묻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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