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수군거리던 사람들은 문밖에서 최인섭과 김태원의 소리가 들려오자 즉시 입을 다물었다.
“김 선생님, 진 선생님, 어서 오세요...”
공손한 자세로 두 사람을 방 안으로 안내한 최인섭은 일가족을 바라보며 소개했다.
“이분은 김 선생님이야, 모두 아시다시피 옆에 계신 분은 진 선생님으로... 김 선생님의...”
여기까지 말한 뒤 김태원을 바라본 최인섭은 김태원이 고개를 끄덕인 것을 확인한 후에야 이어서 말했다.
“여기는 김 선생님의 사숙공이시며 의술이 훌륭해 기적처럼 병을 고칠 수 있어. 오늘 분명 내 아내 병을 치료해 주실 거야!”
“김 선생님, 진 선생님, 안녕하세요!”
최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허리를 굽혀 인사했지만 최영훈과 최다솔만이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를 세 번이나 닦은 최다솔은 손바닥에 입김을 불며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는지 확인보고 있었다.
김태원은 급히 두 손을 모아 답례하며.
“그렇게까지 예의를 차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최씨 가문의 일원으로 각자 거대한 사업을 손에 쥐고 있었으며 아무나 한 사람을 꼽아도 수십억 원의 재산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이들 앞에서 건방지게 굴 수 없었다.
하지만 진태하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당연하다는 태도를 보이며 여전히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진 선생님, 저를 따라 올라가시지요...”
최인섭이 진태하와 김태원을 데리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자 도우미가 즉시 다가와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주었다.
최인섭의 아내 나선희의 방은 4층에 있었다.
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무균복을 입어야 했다. 첫 번째 문을 연 후에는 자외선 소독 에어 샤워실이 있었다. 그리고 에어 샤워실을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노부인의 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100평 남짓한 방, 사방이 새하얗게 빛났다.
2미터 너비의 병상에는 가죽과 뼈만 남은 채 야윈 노인이 누워 있었다. 눈이 깊게 움푹 들어가 마치 바람에 말린 시체 같았다.
병상 옆에는 각종 생명 기능을 감지하는 기기들이 있었다. 기기의 데이터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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