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하루 종일 잠만 잤어요. 못 믿겠으면 CCTV라도 확인해 보세요.”
진태하는 담담한 얼굴로 옷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의 태도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그 말에 한영애는 한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그녀는 감으로 알 수 있었다.
‘뭔가... 뭔가가 어긋났어.’
한영애는 서둘러 방 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이 잡듯이 수색했지만 그날 밤 자신이 본 ‘웃음의 사신’ 복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순간,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남편 이운해였다.
“인화 그룹 쪽에서 우리 회사 실사 나왔어. 계약금으로 10억 선지급하겠대. 빨리 회사로 와야 해!”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은 한영애는 다시 진태하를 바라봤다. 하지만 더 이상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고 그녀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하음이랑 혼인신고는 언제 할 생각이야?”
“저는 언제든 준비돼 있어요. 문제는 노인네가 허락할지, 그리고 하음 씨 본인이 원하느냐죠.”
한영애는 그 말을 끝으로 더는 묻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서더니 아파트를 나섰다. 겉으론 담담했지만 그녀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굳어져 갔다.
건물을 나서던 그녀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더니, 곧장 로비 안내데스크로 향했다.
“혹시 이 건물 CCTV에 문제가 있나요?”
“네, 맞습니다. 일부 장비에 고장이 생겨서 지금 수리팀이 복구 중이에요. 오늘 밤 안으로는 정상화될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는 한영애의 입가엔 냉소가 스쳤다.
‘집에 있었다고? 그렇게 태연하게 말하는 걸 보니 이미 CCTV를 손봐둔 모양이네.’
그녀가 지금까지 본 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짜놓은 덫에 불과했다. 그리고 진태하가 자신의 정체를 감추는 데엔 반드시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그 웃음의 사신... 정체를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그에겐 유리하겠지.’
같은 시각, 아파트 안은 불빛조차 희미했다.
조용히 방으로 들어선 진태하는 옷을 벗고 배에 붙인 인조 피부를 벗겨냈다. 그 아래엔 꿰매지도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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