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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마자, 전담 종업원이 조용히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음식을 덜어주고 술잔을 정중하게 채워주었다. 그야말로 제왕을 대접하듯 한 분위기였다. 상 위에 오른 술은 병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의 주류였다. 진태하는 술에 대해 어느 정도 견문이 있는 편이었다. 예전 스승을 따라 여러 왕실의 연회에 참석한 적도 있었던 그는 눈앞의 술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안성재와 유정연이 각각 술잔을 들고 진심을 담아 그에게 잔을 올렸다. “형. 이건 무려 삼백 년 된 야생 백철갑에서 나온 어란이야...” 안성재는 몸을 살짝 숙인 뒤, 직접 캐비어를 한 국자 떠서 진태하의 그릇에 담았다. 그릇 안의 알갱이들은 탱글탱글하게 빛나며 윤기 도는 황금빛을 띠고 있었다. 투명한 광택과 탄력 있는 질감이야말로 명실상부한 최고급 캐비어의 상징이었다. 대범한 성격의 진태하조차도 그 순간만큼은 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가 지금껏 먹어본 가장 고가의 캐비어는, 과거 오스트라니아 왕실 연회에서 맛본 백 년산 야생 백철갑의 어란이었는데 1그램에 무려 3만 달러에 달했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놓인 건 무려 300년산이니 최소 5만 달러는 넘을 것이고 그릇에 담긴 양만 봐도 웬만한 바닷가 고급 주택 한 채 값에 해당할 터였다. 그는 숟가락을 들어 조심스레 캐비어를 한입 넣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은 부드럽고 신선했으며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엔 진한 감칠맛이 혀끝에 각인되듯 퍼지며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겼다. 진태하는 몇 가지 고급 요리를 더 맛본 뒤에야, 본격적으로 입을 열었다. “중요한 얘기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그가 이 자리에 응한 이유는 오직 하나, 안성재가 말했던 ‘중요한 소식’ 때문이었다. 진태하는 어쩌면 예전 '엄씨 마을' 사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안성재는 조용히 술을 한 잔 들이킨 후, 옆에 앉아 있던 유정연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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