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그 사람들한테 맞았어요?”
어찌할 바를 모르며 진태하를 바라보던 이하음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진태하가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난 안 다쳤어요. 이건 나쁜 놈들의 피예요.”
“못 믿겠어요. 보여줘요.”
이하음이 옷을 들추려 하자 진태하가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붙잡았다.
“남녀가 유별한데 이러지 말아요.”
상처를 숨길 시간이 없었다. 이하음이 흉터를 본다면 한영애에게 얘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의 신분도 완전히 드러나게 된다.
한영애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의심하는 수준이라 웃음의 사신이 진태하라는 건 확신하지 못했다.
“난 태하 씨 약혼녀예요. 태하 씨 몸을 볼 권리도 없는 거예요?”
이하음이 팔을 허리 위에 얹은 채 씩씩거렸다.
“남자가 무슨 수줍음이 이렇게 많아요? 난 상반신만 볼 건데.”
진태하가 코를 비비며 웃었다.
“남자는 사람 아니에요? 그럼 하음 씨도 상반신 보여줄래요?”
이하음이 이를 악물었다.
“보여주면 되죠, 뭐.”
그러고는 빨개진 얼굴로 드레스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다친 건지 꼭 확인하고 말겠다는 뜻이었다.
진태하가 서둘러 말했다.
“그만해요, 그만. 나 먼저 씻을 테니까 이따가 보여줄게요.”
말을 마치고는 재빨리 욕실로 달려갔다.
이하음은 핸드폰을 들고 주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묻자 주설아는 알고 있는 모든 걸 이하음에게 털어놓았다.
“태하 씨 정말 안 다쳤어?”
이하음은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응. 진짜야.”
“알았어. 얼른 쉬어.”
전화를 끊고 나서도 이하음은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
이때 진태하가 샤워를 마치고 반바지 차림으로 나왔다.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목에는 수건을 걸고 있었다. 근육이 선명한 복부에 정말 상처 하나 없었다.
진태하가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숨을 들이쉬자 복근이 더욱 선명해졌다.
이하음이 검지를 깨물더니 얼굴이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몸매 대박이야, 정말.’
그가 웃으며 말했다.
“거짓말 안 했죠? 그 피는 다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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