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4장 익숙한 눈
그녀는 다시 방으로 돌아가 혼자 병실에서 이불을 덮고 웅크리고 있었다.
은서경과 마주치는 게 불안했던 것이다.
은서경이 모든 체면을 내려놓고 재차 박지환을 만나달라는 요구를 하게 되면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다행히 이틀 동안 별일이 없었고 다만 가끔 빨래를 하러 갈 때 간호사들이 그 몸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야유하는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결국엔 하느님이 그의 재능이 탐난 거 아닐까? 젊은 나이에 모든 게 훌륭한 사람이 이런 꼴을 당했으니 말이에요.”
“오늘 출근하는데 현관 입구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아마 소문이 나서 기자들이 몰렸나 봐요.”
“그래요? 참 어이가 없네요. 병원 안에서는 수술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뒤에서 빅뉴스를 팔아 돈벌이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민서희는 대야를 들고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실례하지만 박지환 씨의 병실이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마치 남들에게 들켜서는 안 되다는 행동으로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말하는 그의 물음에 민서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죄송해요. 잘 모르겠네요.”
자리를 떠나려는 그녀를 그 남자는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정말 몰라요? 박지환 씨가 그쪽하고 같은 층에 있는데 적어도 평소에 한 번쯤은 부딪혔을 거 아니에요. 혹시 돈 필요한 거면 제가 얼마든지 드릴게요!”
병원 입구에서 기다려도 소식이 없으니 직접 뉴스를 캐러 온 기자라는 걸 민서희는 확신했다.
“제가 시각장애인이라 병실을 잘 드나들지도 않아서 그분이 어디에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 다른 분에게 물어보세요.”
“시각장애인이요?”
그 남자는 민서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자 초점이 없었다.
“죄송해요. 제가 무례했네요.”
“괜찮아요.”
민서희는 벽을 따라 자리를 떠났고 그 남자는 어딘가 익숙한 그녀의 눈을 떠올렸다. 박지환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던 거 같기도 했다...
대체 어디서 봤었지?
그 남자는 머리를 툭툭 쳤지만 도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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