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4장 나를 사랑한 벌이야
슬픔에 가득 찬 나지막한 목소리에 불쌍하다고 여긴 그 여성은 고개를 숙여 민서희의 다친 손까지 약을 바르고 묶어준 후 말을 건넸다.
“일단 우리 집에서 당분간 지내도록 해요. 어차피 아들과 딸이 모두 외지에서 일하고 있느라 곁에 말동무해 줄 사람이 없기도 하고요. 수저만 하나 추가하면 되는 일이라 연락할 사람이 생기면 알려주세요.”
“감사해요.”
민서희는 감격스러웠다.
그 여성은 괜찮다며 손을 흔들고 옆방을 치운 후 따뜻한 이부자리를 보탰다.
“산 아래라 추우니 우선 이대로 주무시고 내일 해가 뜨면 궤짝 안의 이물을 모두 꺼내 햇볕에 쬐우고 나서 더 보태드리도록 할게요.”
“네.”
그 여성은 신신당부하고 방을 나섰다.
눈을 감으면 임진의 말이 떠올라 민서희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진심 어린 말투로 미래를 약속하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다정했던 임진이었는데...
결국은 잠에 들었고 악몽을 꾸게 되었다.
꿈속에서 희미하던 임진의 얼굴이 점차 각진 이목구비와 한기를 머금은 눈빛으로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기세등등한 자태로 3층에서 내려오며 그녀를 시큰둥하고 하찮게 주시하고 있었다.
“민서희.”
그가 입을 열었다.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했었지.”
목이 부어 아픈 민서희는 안간힘을 다해서 입을 벌릴 수 있었다.
“왜? 대체 왜 나를 놓아주지 않는 건데요!”
남자는 한 발 한 발 다가서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이유는 간단해, 네가 편안하게 살아가는 삶을 지켜볼 수가 없어서야.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관찰하는 게 꽤 쏠쏠하거든. 우리가 독일에 가서 네가 내 신분을 알게 됐을 때의 그 무서워하고 경악스러워하는 표정을 구경하게 될 것만 생각해도 기분이 너무 좋아.”
“민서희. 평생 내 손에서 도망칠 생각하지도 마. 나를 사랑하게 된 벌이야.”
깜짝 놀라 잠에서 깬 민서희는 주위가 여전히 안개로 덮여 있었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을 움켜쥐고 커튼을 열었더니 들어오는 빛이 매우 밝았다.
다만 아무리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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