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나한테 손대지 마
이나연은 눈이 멀기 전에도 박재혁에게 당해내지 못했는데 이제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그의 거침없는 욕망 앞에서 더더욱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나연이 버둥거릴수록 박재혁은 더욱 미친 듯이 매달렸고 그녀의 몸은 원치 않게 반응하고 말았다.
그녀는 박재혁을 미친 듯이 미워하고 있는데, 정말 뼛속까지 증오하는 사람인데 결국 그의 손아귀 안에서 그녀의 몸은 배신하듯 무너졌다.
이때 이나연의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박재혁의 손등 위로 묵직하게 떨어졌고 그제야 박재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나연은 그의 앞에서 우는 모습을 더는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도무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이토록 눈물이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걸까. 한 방울 또 한 방울 그치지도 않고 쏟아졌다.
이나연은 손을 뻗고 더듬으면서 자신의 옷을 찾아 껴입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다 보니 동작이 서툴고 굼떴다.
대충 옷을 껴입은 그녀는 온몸을 꼭 끌어안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멍투성이가 된 그녀의 팔과 다리를 본 박재혁은 자신에게 치가 떨릴 정도로 후회가 밀려왔다.
“나연아, 미안해. 아까는 내가 정말 정신을 못 차렸어. 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니까 미쳐버릴 것 같았어. 그래서 그만...”
그는 애절한 눈빛으로 이나연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자 이나연은 손을 홱 뺐다.
“저리 가! 나한테 손대지 마!”
이나연은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은 채 소리 없이 떨었고 조금 전에 급하게 옷을 입느라 단추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고 옷깃도 엉망이어서 그녀는 더없이 무방비하고 연약해 보였다.
“박재혁, 난 당신을 뼛속까지 증오해.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이나연은 그 말을 남기고는 바로 몸을 일으켰고 앞이 보이지 않아 바닥에 툭 떨어졌지만 그 충격과 발목의 고통조차 느끼지 못한 듯 걸어갔다.
박재혁은 기겁하며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이나연은 눈에 띄게 몸을 떨며 뒤로 물러났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제발...”
박재혁은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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