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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이나연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

박재혁은 이나연을 따라 카페 안으로 들어섰고 조금 전까지도 멀찌감치 떨어진 자리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김미란이 손을 올리던 그 순간 그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어서 막을 수 없었다. 박재혁이 손을 뻗어 이나연의 뺨에 조심스럽게 대려 하자 이나연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내 일에 신경 쓰지 마.” “네가 맞았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 “어른이 때린다고 해도 내가 뭐라 할 입장이 아니지. 그러니까 당신은 제발 참견하지 마.” 이나연은 지팡이를 꽉 쥐고 일어섰다. 단 1분, 아니, 1초라도 더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특히 박재혁과 단둘이 말이다. 하지만 이때 박재혁이 냉소적인 어조로 말을 뱉었다. “나연아, 유성진이라는 남자가 널 이렇게 살아가게 해? 아무나 와서 네 뺨을 때리고 무시하는데 그걸 그냥 감내하라고? 그게 네가 말한 ‘사랑’이야?” 박재혁의 말에 이나연은 발걸음을 멈췄다. 김미란의 모욕은 참을 수 있었지만 박재혁이 유성진을 욕하는 건 용납 못 했다. 그녀는 돌아서서 입꼬리를 올리고는 조소 섞인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성진이에 대해 뭐라 할 자격은 없을 텐데? 성진이는 이 세상 누구보다 날 소중하게 대해줬어. 솔직히 말하면 난 어머님이 이해돼. 자기 아들이 앞이 안 보이는 여자랑 결혼하겠다는데 어느 부모가 흔쾌히 받아들이겠어? 그런데 내가 이렇게 된 이유를 당신도 잘 알잖아?” 그 말을 들은 박재혁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고 이나연은 그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말문이 막혔음을 알았다. 그녀는 눈을 반쯤 내리깐 채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당신은 나의 구세주가 아니야. 날 구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진심으로 내가 잘 살길 바란다면 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줘.” 그렇게 말하고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지팡이를 짚으며 당당히 카페를 나섰다. 카페 밖으로 막 걸어 나간 순간 이나연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춰 섰고 그녀는 별다른 의심 없이 차에 올라탔지만 이상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묘하게 끈적하고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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