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오서준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는 이내 짧은 한숨으로 바뀌었다.
“맞아, 역시 서아 누나한텐 다 숨길 수가 없네. 권 대표님이 미친 사람처럼 누나를 찾고 있어. 쓸 수 있는 인맥은 전부 동원했대. 그리고... 윤씨 가문이랑 우리 오씨 가문에도 압박을 넣고 있어. 윤림 그룹은 거의 파산 직전이야.”
윤서아의 미간이 단번에 좁혀지자 오서준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손 써 놨어. 여긴 절대 못 찾아와. 좌표도 암호화돼 있고 신호도 차단돼 있어서 누나한테 접근 못 하게 할 거야.”
윤서아는 대답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았다.
끝없이 이어진 빙설의 풍경이 시야를 채웠다.
잠시 후,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피한다고 해결되진 않아. 내가 직접 정리하지 않으면 난 평생 진짜 자유를 못 얻을 거야.”
그 순간, 오서준의 눈빛 속에 미세한 긴장감이 스쳤다.
“서아 누나 그 말은... 돌아가겠다는 거야?”
“응.”
윤서아는 시선을 거두고 그를 바라보았다.
“돌아가서 끝을 보고 싶은데... 말릴 거야?”
오서준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누나 말릴 생각 없어. 누나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다 응원할 거야. 다만 돌아가기 전에 딱 한 번만 누나랑 같이 오로라 보고 싶어. 감기도 다 나았고 북극까지 와서 오로라 안 보고 가면 너무 아깝잖아.”
윤서아는 거절 하려 했다가 그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날 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북극의 밤하늘에 찬란한 오로라가 펼쳐졌다.
초록빛 광선이 실처럼 흘러내리며 짙은 남색 하늘 위에서 천천히 춤을 췄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오서준은 오로라 아래에 서서 눈을 감았다.
빛이 그의 옆모습을 감싸, 어딘가 흐릿하게 번져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윤서아가 웃으며 물었다.
“넌 무슨 소원 빌었어?”
“난... 서아 누나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빌었어.”
말을 마친 그는 평생의 용기를 전부 끌어모아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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