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소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점에서는 성범철과 생각이 같았다.
“그건 괜찮아요.”
차진옥은 한아정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다만 제가 하나 작은 부탁이 있어요. 아무래도 민서는 아직 젊잖아요. 우리 아들이랑 몇 년, 한 3, 4년은 신혼생활 잘 보내고 그 후에 아이를 갖는 게 어떨까 해요. 솔직히 말해서 아정이는 아직 어리고 혹시라도 민서랑 도진이가 아이를 낳고 나면 아정이가 소홀해질까 봐 걱정돼요. 아정이가 조금 더 크고 철들고 나서 생각해봐도 늦지 않잖아요.”
성보람은 순간 멍해졌다. 성민서를 바라보니 그녀도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그제야 성보람은 깨달았다.
‘민서와는 전에 전혀 상의 된 바가 없는 모양이군.’
성보람은 급히 한도진을 바라봤다. 한도진은 잠깐 놀란 듯했지만 몇 초 고민하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명백히 부모 쪽 의견에 동의한 듯했다.
그때 한규철이 말을 보탰다.
“민서가 지금 스물넷이죠? 3, 4년 있다가 낳아도 스물일곱, 스물여덟이에요. 아직 젊죠.”
소윤정은 처음부터 딸이 이혼남과 결혼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한씨 가문의 태도까지 더해지니 어딘가 얄밉고 불쾌하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손녀딸이 소중하면 아드님한테도 3, 4년 더 있다 결혼하라고 하지 그랬어요?”
그 순간, 식사 자리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차진옥과 한규철의 얼굴도 굳어졌다.
둘 다 오랫동안 병원장과 교수직을 해온 사람들이라 주변에서 다들 깍듯하게 대했다.
그런데 성민서 부모는 보기만 해도 전형적인 졸부 스타일에 예의라고는 없었다.
“아버님, 어머님, 오해 마세요.”
한도진이 급히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저희 부모님 뜻은 그저 제가 아직 귀국한 지 얼마 안 됐고 일도 완전히 안정되지 않아서 그래요. 지금 아이를 낳게 되면 아정이도 돌봐야 하고 아이도 돌봐야 하고 감당이 안 될까봐 그러시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차진옥은 담담히 말했다.
“민서가 아이를 정말 갖고 싶다면 굳이 반대는 안 해요. 다만 도진이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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